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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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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인터뷰 특강, 무엇을 들을 것인가?

3월26일부터 열리는 <한겨레21> 인터뷰 특강의 강연 내용 소개…

정재승의 신경과학부터 윤여준의 한국 정치 이야기까지, ‘새로고침’(F5)을 주제로 듣는 청중 참여형 강의
등록 2013-03-19 11:59 수정 2020-05-03 04:27

이 창간 19돌을 맞아 마련한 제10회 ‘인터뷰 특강’이 3월26일부터 열린다. 올해의 주제 ‘새로고침’(F5)에 맞춰 6명의 강사가 각자의 주제를 정해 특강을 한다. 얼마 남지 않은 강연, 강연자들이 무엇을 말할지 궁금한 이들이 적잖다. 수강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강연자들에게 특강 내용을 요약한 글을 미리 청하거나 구술을 받아 정리했다.
 
‘F5의 욕망’, 어떻게 실현하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 그는 이번 인터뷰 특강에서 ‘F5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한겨레 김경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 그는 이번 인터뷰 특강에서 ‘F5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한겨레 김경호

먼저 ‘뇌도 리셋이 되나요?’를 주제로 무대에 서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및뇌공학)는 ‘F5의 욕망’에 대해 강연할 생각이다. 정 교수는 “엉망인 삶을 리셋하고 싶은 욕망,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그는 ‘새해 결심’이라는 구체적인 주제로 ‘새로고침’을 풀어갈 계획이다. 그의 강연 요약문을 보자. “왜 ‘새해 결심’이 3일을 넘기지 못하는지 그것은 뇌에 그 해답이 있다.

우리 뇌는 ‘새로고침’을 거부하고 안정적으로 어제와 같은 삶, 인지적 노력을 많이 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습관적인 삶의 안락함을 선호한다. 그래서 습관이 무서운 법. 이번 강연은 엉망인 삶을 ‘새로고침’하려는 자를 격려하고, 그것이 왜 어려운지, 하지만 새로고침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유익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새로운 삶의 영역을 탐색하려는 시도, 그것이 ‘F5의 욕망’이다.” 해마다 들어도 매번 다른 그의 특강, 이번에도 완벽한 ‘주제 맞춤 강연’이 될 것이다.

경찰대에 사표를 던지면서 인생을 ‘새로고침’한 표창원 범죄심리학자는 ‘자유인으로서의 새 출발’에 최근의 경험을 담을 생각이다. 그는 “나는 어떻게 보면 조직과 직책에 안주하던 사람이었다”며 “그걸 버리고 자연인으로, 온전히 한 개인으로 세상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온 이후엔 어떨까. 그는 “당연히 불안하지만, 처음부터 나에게 타이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감으로 도전하면 다른 기회가 생기고, 자유가 주는 달콤함도 누리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꿈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에 그는 답한다. “죽을 때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는 것이 꿈이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살고 있다. 조직을 떠나는 게 갑작스런 결정이기는 했지만, 실은 늘 마음속에 사표를 지니고 살아왔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만두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그게 인생이고 삶이다.” 이번 인터뷰 특강은 불안과 싸우면서 자유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그의 현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990년대 인권운동사랑방 창립활동가로 시작해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까지, 인권운동 현장의 ‘산증인’으로 살아온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다시 인권으로’를 주제로 강연한다. 왜 다시 인권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사회가 정상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사회 구성원들이 야만 사회의 실체에 무감각해졌다는 점이다. 무한경쟁이 아니라 연대를 확장하기 위해 인권은 ‘사회경제적 권리’에 주목해야 한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낳은 비극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인권의 깃발을 세워야 할 때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게 했던 현장의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끔찍한 참사의 현장 용산에서 ‘여기 사람이 있음’을 확인하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에서 ‘함께 살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더욱 암담할 뿐이다. 인권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내가 인권운동가로서 보았던 현장과 그곳에 서 느꼈던 일들도 소개하려고 한다. 뉴스 뒤에 있는 숨겨진 얘기들도 재밌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마침 그가 강연하는 4월9일은 인혁당 관련자 8명이 박정희 정권에 사형당한 사법 암흑의 날로, 인권의 소중함을 나누기에 더없이 적합한 날이다.

 

문재인 지지 연설의 감동을 다시
인터뷰특강 강의일정

인터뷰특강 강의일정

남도의 한이 서린 4월3일에는 홍세화 전 편집인이 ‘내 삶의 변곡점들’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최근 학습협동조합 ‘가장자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홍 전 편집인은 ‘장벽’에 대해 말할 생각이다. “먼저 국가주의 교육과정에 의해 쌓인 ‘장벽’을 허무는 일, 민족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진보세력의 장벽을 부수는 일, 공부하지 않는 진보의 습성을 깨는 일.” 그가 생각하는 강연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런 ‘장벽들’은 그의 지나온 ‘삶의 변곡점들’과 다르지 않아 더욱 울림이 있다. 그는 “대학을 가서 선배를 만나 국가주의를 깼고, 프랑스에서 난민으로 살면서 민족주의 틀의 한계를 알았고, ‘묻지마 통합’을 외치는 진보정치 세력을 보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한다. 진보신당 전 대표 등으로 ‘격렬한’ 1년을 보낸 뒤라서, 그의 강연은 더욱 새로울 것이다.

지난 대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 유세로 새삼 눈길을 모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중도’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을 생각이다. ‘우리 정치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 비판과 대안을 찾아서’를 주제로 선택한 그는 ‘4개의 기둥’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이데올로기, 리더십, 구조와 제도, 사람과 참여, 이렇게 그가 꼽은 4개의 기둥이 강연의 골격을 이룬다. 그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이데올로기의 대립도 크게 약화돼 세계가 생활정치로 나아가고 있는 반면, 우리 정치는 여전히 냉전식 무한대결의 흑백논리가 지배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구도가 보수·진보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형성돼 중도의 입지는 극도로 약화됐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화되지 않은 리더십’의 문제 등을 그만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그의 강연엔 오랫동안 진보 진영의 일원으로 살아온 이들과 또 다른 경험과 울림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정책과 강단을 겸비한 초선 의원으로 주목받는 은수미 민주당 의원의 강연 주제는 ‘시시포스의 신화를 바꿔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처럼,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부터 국회의원 활동까지 그가 걸어온 인생의 역정이 진하게 녹은 강연이 될 것이다. 그가 ‘맛보기’로 응축한 내용은 이렇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무한경쟁에 익숙하다. 치우친 사회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쉼없이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그 끝이 무엇이냐고 묻기에는 매년 치솟는 전셋값이 목줄을 죄고 취업문이 너무 좁다. 하지만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거대한 전환은 아주 사소한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사회학 박사로 대학에서 강의하며 쌓은 내공에 국회의원으로서의 경험이 더해진 강연이될 것이다.

 

질문하면 깊어진다

인터뷰 특강의 백미는 질문이다. 강연이 끝나고 청중의 질문을 모아 답변을 듣는 ‘인터뷰’에서 더욱 깊은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3월26일부터 4월10일까지 매주 화~수요일에 열리는 6차례 강연을 다 들어도 좋고, 마음이 가는 강연만 골라 들어도 좋다. 매회 수강료는 2만원이고, 6회를 모두 수강할 경우 정기독자는 8만4천원, 일반 청중은 9만6천원이다. 수강 신청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신촌센터(hanter21.co.kr)와 분당센터(hanedu21.co.kr)에서 온라인으로만 받는다. 문의 신촌 02-3279-0900, 분당 031-80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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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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