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한겨레 김태형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817호 줌인 ‘박영준 사조직의 민간인 사찰 의혹’ 참조)의 ‘몸통’이 윤곽을 드러냈다. 10월14일 열린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의 재판 과정에서다.
2008년 7~11월 김종익(56·전 (주)엔에스한마음 대표)씨를 불법 사찰한 혐의(강요죄 등)로 기소된 이 전 지원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정선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2~3주에 한 번씩 청와대에 정기 업무보고를 하러 갔다”고 진술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윗선’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이 불거진 뒤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수사를 벌였지만, 누가 왜 불법 사찰과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다른 불법 사찰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선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지난 8월8일 수사를 마쳤다. ‘몸통’은커녕 ‘깃털’조차 못 건드린 수사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은 문화방송 〈PD수첩〉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직후부터 총리실의 일개 지원관 차원에서 벌일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청와대 등 권력 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총리실 산하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정기적으로 보고를 한 청와대 인사는 누구였을까?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팀장이던 이강덕 현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이름이 나왔다. 이 전 지원관은 “(2008년 9월 김씨 사건에 대한 첫 보고를 받고) 10월 초에 청와대에서 회의가 있어 들어갔다가, 이강덕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에게 구두보고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 청장은 부인했다.
취재 결과 일상적인 보고라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맞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박영준 당시 국무차장이 각종 동향보고서와 정보보고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이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과 만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박 차장의 지시로 동향보고서·정보보고서를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이영호 비서관을 통할 때도 있었고 필요할 땐 박 차장이 이 대통령한테 직보할 때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원관실의 활동이 청와대의 하명에 따른 것이라는 정황도 이날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인규 전 지원관은 “하명 사건 가운데는 김씨 사건과 같은 개인 공직자의 비위 사건도 포함돼 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일부 그런 사건도 있으며, 그 경우 보고서를 밀봉해 청와대에 보고한다”고 진술했다. 김충곤(54·구속기소) 전 지원관실 점검1팀장은 “하명 사건은 내부용 보고서와 청와대용 보고서를 따로 작성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월15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인규 전 지원관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진술한 만큼 검찰은 반드시 재수사를 해야 한다”며 “깃털만 뽑지 말고 몸통인 박영준 차장과 이상득 의원을 조사해서 이런 불법적인 5공·유신식 민간인 불법 조사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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