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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채시장 장악했다

등록 2004-02-18 00:00 수정 2020-05-02 04:23

현대 비자금 수사 때부터 전면적이면서도 저인망식으로… 수사협조 대가로 형사처벌은 감면해줘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검찰은 추가 불법자금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중수부장은 삼성쪽의 170억원어치 채권 전달 사실을 공개하면서 “(검찰의) 사채시장에 대한 수사력이 많이 발전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쪽 채권도 그렇지만 한화그룹에서 건넨 채권 역시 사채시장을 수사하면서 밝혀냈다는 것이다. 검찰의 사채시장에 대한 ‘장악력’은 지난해 중수부가 벌였던 현대 비자금 사건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대검 수사팀은 현대쪽과 정치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구실을 한 김영완씨의 비자금을 뒤지면서 명동 사채시장에 대해 전면적이면서도 저인망식의 수사를 펼쳤다. 검찰은 국세청과 함께 특별 세무조사까지 벌이면서 명동의 대표적인 4대 메이저 사채기업을 포함해 주요 사채업자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당시 사채업자들의 탈세 혐의가 드러났지만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혐의 사실에 대한 형사처벌을 감면해주는, 이른바 ‘플리바게닝’(plea-bargaining)이 이뤄졌고, 이번 수사에서도 당시 해놓은 ‘작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이번 수사에서도 검찰은 삼성그룹, 한나라당 두 곳 모두에서 추가 자금에 대한 진술에 제대로 나오지 않자 명동 사채업자들한테서 먼저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한나라당쪽과 주로 거래하는 사채업자들과 삼성그룹쪽과 주로 거래하는 사채업자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이들을 각각 수사했고 이를 통해 추가적인 불법자금 수수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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