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수리 30년 경력의 조정완(70)씨가 자전거 체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요즘 대구에 사는 김성국(64)씨는 삶이 즐겁다. 아침마다 출근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60을 넘은 나이 탓에 불러주는 곳이 어디 하나 없었는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생겼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게다가 20여 년 전 손을 놓았던 자전거 수리 기술을 다시 써먹을 수 있다니 예전 좋았던 시절의 기술자 대우를 받는 기분이다. 김씨가 출근하는 곳은 ‘희망자전거제작소’. 이곳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는 사람들은 조씨와 같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다. 적은 월급이지만 일자리를 얻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대견하다.
수거해 모아둔 중고 자전거를 분해하는 김성국(64)씨는 14살 때부터 이 일을 한 전문가다.
김해동(58)씨는 이곳에선 비교적 젊은 편이다. 일반 회사에 다녔던 김씨는 자전거 관련 일을 처음 해본다.
유문수(70)씨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유씨는 얼마 전까지 자전거 판매 대리점을 운영했다.
희망자전거제작소는 버려진 자전거를 재활용하면서 사회적 일자리도 만들기 위해 지난 2007년 11월 대구YMCA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번듯해 보이는 자전거를 시중 가격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니 입소문을 타고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만 1300여 대가 팔렸고 올해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그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인원도 네 팀 44명으로 제법 불어났다.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든 이 사업은 앞으로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을 위한 맞춤형 자전거 제작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예정이다.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 서민들에게 싼값에 공급하고 사회적 일자리와 깨끗한 환경, 그리고 건강까지 선물하는 이 사업은 그래서 ‘희망’이다.

손님들을 이곳에서 만든 자전거에 태우고 시내를 돌고 있는 김경임 대구YMCA 사무총장.

김기성(71)씨는 창설멤버로 재생 자전거를 만드는 팀의 팀장이다.
자전거 부품으로 만든 글자.
대구=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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