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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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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또, 하늘로 올라가다

등록 2012-11-28 16:12 수정 2020-05-03 04:27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2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 송전탑 위에서 해고자 복직,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는 것을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다. 평택/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2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앞 송전탑 위에서 해고자 복직,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는 것을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다. 평택/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쌍용차 해고노동자 3명이 해고자 복직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11월21일 새벽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앞 송전탑 위로 올라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한상균(51) 전 지부장, 문기주(52) 정비지회장, 복기성(36) 비정규지회 수석부지회장이 그들이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위에서 얇은 합판 몇 장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송전탑 밑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가족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가족은 끼니때마다 고공농성 중에 필요한 물품과 음식을 전달한 뒤에도 한참 동안 송전탑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노동자들이 자꾸 하늘로 올라간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씨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전국 5곳의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평택 광원목재의 이승범씨는 11월22일 회사의 협상 재개 결정으로 내려왔다). 정상적인 대화 통로가 없어서, 노동자들을 대변할 정당의 힘이 미약해서, 극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쓸쓸한 겨울 풍경이다.    

평택=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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