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민이 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해변가에서 태풍 '볼라벤'으로 망가진 전북양식장을 바라보면서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완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거센 바람에 양식장이 뜯겨져 해변으로 쓸려나오는데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어.”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다음날인 8월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주민들은 해안가에 앉아 한숨만 내쉬었다. 해안가에는 전복양식장 시설물들이 서로 뒤엉켜 쓰레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임영창(70)씨는 8년 전 2억원을 투자해 전복양식업을 시작했다. 벌어들인 소득을 다시 쏟아부어 총 8억원을 투자했다. 양식업이 잘되자 몇 년 전에는 외지에 있던 아들까지 불러들였다. 8년간 들인 임씨의 노력은 하룻밤 새 쓰레기로 변했다. “칠십 평생 이 마을에 살면서 이런 피해는 처음이여. 빚이 2억인데….” 임씨는 결국 눈물을 훔치며 방파제에 쪼그려 앉았다.
완도는 전국 전복 생산량의 70% 남짓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생산액은 3500억원에 이른다. 태풍 볼라벤으로 망남 전복양식장 35ha가 쑥대밭으로 변했다. 추석을 앞두고 출하 예정이던 30개월 이상 키워온 전복들이 대부분 폐사했다. 이 마을 70가구 중 30여 가구가 전복·다시마·미역 등을 양식하고 있다.
완도=사진·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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