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당한 비극적 죽음의 의문을 찾아서… 이제 아시아인도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없다
이라크의 그 어느 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이것이 우리가 최근 한국 민간인을 포함해 일본 외교관, 스페인 정보장교, 이라크 경찰, 그리고 공식 종전을 선언한 지 7개월이 넘은 지금에도 놀랄 정도의 사망률을 보이며 죽어가는 미군들에게 감행된 일련의 유혈 사태를 보며 얻은 교훈이다. 심지어 미합중국의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에 이라크를 방문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삼엄하게 방어되는 미군 기지 중 하나인 바그다드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에도 전용기의 조명등을 끈 상태로 착륙해야 했다. 최고 수준의 보안 조치들을 동원해 부시 대통령은 두 시간 동안의 바그다드 깜짝 방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대통령은 특별한 사람이기에 이해할 만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이 달린 고속도로를 달려보다
여덟명의 스페인 정보장교들에게 이라크는 안전하지 않았다. 그들은 추수감사절 다음 토요일에 바그다드 남쪽에서 두대의 민간인 차량을 나눠타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사복을 입은 그 스페인 장교들은 방어용으로 라이플총을 휴대하고 있었지만 몰래 뒤따라온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45km 떨어진 수와이라 근처에서 쏜 로켓포와 라이플총 공격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정보 장교 여덟명 중 일곱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재건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티크리트로 향하던 두명의 일본 외교관들에게도 역시 이라크는 안전하지 않았다. 그들의 인도주의적 목적을 띤 여행은 이라크가 아니면 그 어떤 나라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잔인한 살인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검은색 도요타 4륜구동 차량을 탄 그들은 피습 당시 근처 무카이시파 마을의 한 가게에 잠시 들러 음식과 음료수를 산 뒤 차를 타고 가다가 뒤따라온 차량에 의해 공격당했다. 그 일본인들은 한 시간 뒤 농지에 추락한 그들의 차량 안에서 30발의 총탄을 맞은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오무전기 소속의 한국 민간인 전기 기술자들에게도 이라크는 분명히 안전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그들은 전날 일본인들이 사망한 곳과 거의 같은 지역, 바그다드 북쪽 건설현장으로 향하는 티그리스강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나는 일본 외교관과 한국 기술자들이 살해당한 바그다드-티크리트간 고속도로를 달려보았다. 콘크리트 도로는 먼지와 연기가 가득한 수도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약 100km 정도 북쪽으로 이어진다. 고속도로는 처음에는 건조한 지역을 지나가지만 곧 티그리스강 중류 지역의 잘 관개된 지역을 관통한다. 도로는 티그리스강과 나란히 가기도 하고 푸른 채소밭과 과일나무, 대추야자 나무가 심어진, 에덴동산을 연상시키는 지역을 끼고 돌기도 한다.
바로 이 지역이 사담 후세인이 태어나고 지금도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악명 높은 ‘수니 삼각지대’의 심장부답게 많은 이곳 주민들은 권좌에서 쫓겨난 지도자 사담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이곳 주민들은 미국 점령군과 그들의 지원국들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곳에서 수많은 미군들이 매복 공격과 폭탄 테러로 숨졌다.
그리고 두명의 한국인 전기 노동자 역시 목숨을 잃었다. 김만수(46)씨와 곽경해(61)씨는 일본 외교관들과 같은 방법으로 살해되었다. 이라크 경찰에 따르면 지나가는 차량이 한국인들의 차에 기습 공격을 했다고 한다.
이라크의 작은 한인사회 역시 이번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이라크와 한국 사이의 경제 관계는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유로 이라크 경제가 호황을 맞던 당시 현대 중공업과, 다른 한국 회사들은 대규모 고속도로와 빌딩 건축 사업을 수주해냈다. 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 미수금액이 12억7천만달러에 이르고, 현대는 이 돈을 현 이라크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얽혀 있는 채무관계에도 다른 많은 한국 회사들이 현재 미군정 아래의 이라크에서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맞긴 맞았다. 지금 삼성과 대우의 대형 광고판이 바그다드의 지평선을 이루고 있고, 적어도 30명의 한국 기업인이 바그다드의 독립된 사무실에서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들 중 몇몇은 이라크에서 사업을 계속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나는 몇 시간 동안 한국 외교관들과 다른 한국인들과 함께 현재 이라크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무전기의 많은 직원들이 이곳에 계속 머무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에 대해 회사의 고위 직원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와 이야기를 했던 모든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름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았다. 한국 대사관 직원도 사람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는 이곳의 모든 한국인들에게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라고 이야기했다. 주소도 알려주지 말고, 신문에 사진도 나면 안 된다고 말이다. 우리 중 누구도 표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 한국인 외교관이 이야기했다. 한국에 있는 그의 어린 딸은 날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하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 문제 때문에 대사관과 총 7명의 직원은 팔레스타인 호텔 안의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 외교관들조차 ‘안전’이 이곳에서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팔레스타인 호텔은 약 2주 전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호텔을 에워싸는 높은 벽과 철조망은 지상에서의 공격과 차량 폭탄 테러에 대해서만 높은 수준의 안전을 보장하는 듯하다.

한국인들이 왜 살해당했는지에 대한 정답이 있을까? 나도 이를 정말로 알고 싶다. 지금 우리가 김만수씨와 곽경해씨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현재 이라크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무장세력뿐 아니라 온 이라크를 뒤덮고 있는 계획된 폭력의 물결 속에서 정치적 목적의 살인이 늘고 있다.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르고, 왜 그러는 것일까?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불만에 찬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추종자들이 이 저항의 주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국외에서 들어온 기회주의적 이슬람 전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이슬람 전사들은 이라크를 새로운 성전이 벌어질 제2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본다. 여기서 아프가니스탄이란 부시 정권의 테러와의 전쟁 상황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1980년대 소련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이다. 그 전쟁에는 미중앙정보국(CIA)뿐만 아니라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이슬람 성전 세력들도 수백만달러를 지원했다.
내가 빈 라덴과 1997년 3월 토라 보라에서 인터뷰했을 당시 그는 아프간 전쟁을 ‘위대한 승리’라 일컬으며 그와 그의 추종자들이 선언한 대미항전의 영감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2001년 9월11일에 빈 라덴은 세계무역센터와 국방성을 공격하며 그 전쟁을 미국 영토로 가져갔다. 오늘날 그들은 이라크를 또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저항세력의 대다수는 이라크인들이다. 그들은 전쟁 전부터 혹은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다량의 무기를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담에 우호적인 마을들 곳곳에 숨겨놓았고, 이것을 언제든지 쓸 수 있다. 비록 이 저항세력이 국제 이슬람 테러분자들의 도움을 받아들이더라도 그들의 목적마저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라크 저항세력이 표방하는 유일한 목적은 이라크를 혼돈의 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이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들은 가능한 한 가장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외교관 · 사업가들과 나눈 이야기
표적은 외국 대사관 또는 이라크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도주의 구호단체일 수도 있다. 혹은 한밤중 불시 단속에 휩쓸리거나, 어느 한쪽에서 불특정 다수에 난사한 총탄에 맞은 이라크 가족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라크 전력 송신망을 보수할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항상 다니던 고속도로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던 근면한 두명의 한국인 전기 노동자일 수도 있다.
비극이 예방될 수 있었을까? 김씨와 곽씨는 제대로 보호될 수 있었을까? 이라크 당국은 아직도 이 살해의 진상을 파악하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단순 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한다. 우선 이번 사건은 그런 사건의 경향에서 벗어난다. 이라크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강도 사건은 많지만, 그것들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통 4륜구동 차량을 타고 오는 중무장한 강도들은 일반적으로 지나가는 운전자가 갖고 있는 돈을 다 빼앗는 것에 만족하고 떠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범인들은 미군정 사령부가 일컫는 ‘저항세력’이며,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인들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들은 사담의 바트당 맹렬 추종자들과 그가 특별히 훈련시킨 페다인 민병대 세력의 조합으로 보인다. 페다인 민병대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뒤 배후에서 싸우기 위해 훈련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수많은 전직 이라크 군인들과 정보요원들이 전쟁 뒤 무더기로 실업자가 되었다. 무일푼이 된 이들은 분노로 가득 차 있고 흉악해질 수도 있다. 이들은 또 무기고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여기에 전쟁 이후 생계수단을 잃은 이라크 대중, 자신들의 궁핍함이 미국 때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 복수에 머뭇거리지 않는 이들의 수를 모두 더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항세력에 가담하고 있을지 헤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온 구성원들이 있다. 이들은 범아랍권에서 이라크로 들어온 근본주의 이슬람 전사들로서, 적어도 여러 지역 이라크 게릴라들에게 매복공격 기술과 폭탄 제조법을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이보다 더한 임무도 맡겠지만).
이처럼 제정신을 잃은 자들과 광신자들의 기묘한 혼합이 이라크에서 자라나고 있는 전쟁의 얼굴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살의를 가진 자들의 느슨한 연합체로서, 이 나라에서 어떤 종류의 안정이나 낙관주의도 몰살한다는 유일한 목적에 자신들을 바치고 있다.
이런 분노까지 감안하면 재앙의 가능성은 높다. 탱크와 지원 헬리콥터에 특수훈련을 받은 병력까지 있는 미군들도 한국인들이 피습당한 그 도로에서 종종 유혈 교전을 벌이곤 한다. 11월은 81명의 미군이 사망하는 등 전쟁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한 달이 되었다.
앞으로 외국 민간인들과 외교관을 겨냥한 공격들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이라크에 오래 머물렀던 아시아인들은 그들이 서양 사람들과 달리 역사적으로 식민지 과거나 문화적 적대감에 얽혀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이라크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내 생각에는 미국인들이나 유럽인들보다 이라크인들을 더 잘 이해한다”고 한 한국인 외교관이 말했다. “우리는 아랍인들에게 동정적이고 이라크인들은 이를 알아챈다. 나는 한국인과 이라크인 사이에 이뤄진 국제결혼을 다섯쌍이나 알고 있다.”
한국 가전제품은 인기리에 판매되나…
확실히 한국 가전제품은 바그다드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상업지구인 만수르와 카라다의 거리에는 한국산 텔레비전 수상기와 에어컨, 히터와 위성 수신기 등을 담은 박스들이 높이 쌓여있다.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한국 제품이 경쟁상대인 일본 제품만큼 품질이 좋지만 훨씬 싸기 때문이다”라고 대우의 물건으로 상점을 가득 메운 상인 모하메드 알 아라위가 말했다. 29인치 텔레비전이 315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싼데도 소비자들이 가격 흥정을 벌이는 모습이 보였다. 현재 이라크에는 모든 외제상품이 면세로 들어온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 중 이라크에서 사업상 이해관계가 가장 큰 두 나라, 일본과 한국은 동시에 이곳에 미국이 민주주의를 시도하고 재건사업을 벌이는 데 전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기여한 나라들이기도 하다. 이는 두 나라에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저항세력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적개심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한국 대사관이 이라크에 일하러 오는 자국민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국가들은 이미 미국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들에 의해 협박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이라크에 있는 다른 대사관들, 비군사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문제는 어느 정도의 보안이 적절한 수준이냐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예상할 수 있는가?
이곳에 주둔하는 많은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 의해 운영된다. 날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면한 상황이 얼마나 안전한지 직접 점검해야 한다.
나 역시 매일 아침 바그다드에서 일어나 일을 시작할 때마다 같은 종류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살해된 한국인 노동자들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내 친구들 중에도 살해당하거나 강도당한 사람이 있다. 이는 이곳에 머문다면 어느 정도 예상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의 지인들 중 일부는 이 나라를 떠났다. 마치 국제연합과 적십자가 바드다드에 위치한 그들의 본부 앞에 장착된 자동차 폭탄이 터지기 무섭게 그 다음날 이곳을 빠져나간 것처럼 말이다.

결국 이라크에 머물지, 그리고 적대적인 국가에서 일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지원자를 찾을지의 문제는 각각의 정부와 기업체가 결정하기에 달렸다. 내가 보기에 고인이 된 김씨와 곽씨는 그 위험을 알고 있었고 한번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던 듯하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요인들과 불운이 겹쳐 11월30일 일요일 공격의 피해자가 되었다.
한국인들은 이라크에서 뭔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그들이 이곳에 온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현 상황에서 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것은 당연하다. 민간인의 사망 이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다가오는 이라크 추가파병과 그들이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깊이 고민하는 것이 분명하다.
일본 정부가 파병하기로 결정한 이후 보여준 행동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한 일본 전국지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답변자의 80% 이상이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고이즈미 정부는 이번 여름 일본의 ‘평화 헌법’에도 불구하고 자위대의 해외 파견을 가능하게 하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명의 군인도 전쟁에서 잃은 적이 없기에 두 외교관의 죽음은 더 많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파병 결정, 일본의 딜레마
일본 의회는 이미 7월에 지상군 파견을 승인했지만 이들이 ‘비전투’ 지역에만 투입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라크에 그런 지역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다른 곳보다 덜 위험해 보이는 곳은 있고, 일본은 그런 한 지역을 선택한 모양이다. 그들의 태도는 ‘만약 병사를 파병해야 한다면, 가능한 한 그들을 가장 안전한 곳에 보내자’로 요약된다.
일본은 유프라테스강 서쪽의 남부 이라크 사마와를 그런 곳으로 점찍었다. 이 도시는 목가적인 시아파 공동체를 이루는 곳으로 고대 이라크 유적지와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조사단은 다른 이라크 지역에 비해 그곳이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사마와는 바그다드에서 남서쪽으로 300여km 떨어진 곳에 있고 유명한 늪 바로 위에 위치한다. 이곳에선 5월의 종전 이후 사실상 아무런 교전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 방위청이 언론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이곳에서 1천여명의 일본군이 그들의 재건과 인도주의적 사업을 벌이는 동안 잘 보호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 계획에 따르면 일본군 캠프는 사마와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외딴 사막에 세워질 것이라고 한다. 깊은 참호가 캠프 둘레를 에워쌀 것이고, 철조망과 심지어 콘크리트벽마저 세워질지 모른다고 한다. 지형상 이곳에서는 접근하는 모든 차량과 사람들을 쉽게 관찰할 수 있으며, 단 한개의 도로와 입구가 철통같이 경비되는 캠프로 향할 것이다.
잠재적인 위협에는 자동차 폭탄과 미사일, 박격포 공격도 포함되고 지뢰 역시 사용될 수 있기에 일본 캠프는 이 모든 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남아 있는 위험이란, 미군들이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대가 캠프에서 작업장으로 멀리 이동할 때 나타날 것이다.
한국군들에게 제안된 활동은 어떤가? 목적의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인들이 이라크 경찰과 군대를 훈련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이라크가 민주주의로 나가는 데 필요하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라크에서 대량의 이라크인 군대와 경찰이 형성되고 이라크 국민들을 대표하는 정부가 세워지고 나서야 이곳에 안정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자들은 선진국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이라크 정부가 세워짐에 따라 석유 공급이나 잠재적 소비시장의 측면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미국과 외국 군대 주둔에 적대적이고 그들이 빨리 떠나주기를 바라는 많은 이라크인들을 만났다. 이들이 반란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나는 미국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질서를 회복하고 재건하려는 노력을 지지하는 많은 이라크인들을 알고 있다.
나는 최근 통역사 겸 사무실 관리자로서 24살의 토목 전공 대학원생인 샤히나즈 사브리를 고용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의 몰락을 환영했다고 한다. “나는 미국인들이 이곳에 있고 다른 나라들이 도와주는 것,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 모두가 너무나 기쁘다”라고 얼마 전 그는 내게 말했다. “그러나 밤에 아파트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면 나는 다시 두려워지고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된다.”
샤히나즈는 그 젊은이다운 낙관주의로 아마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또 한명의 이라크인인 40살의 살만 아란은 삶에 대해 비관적이다. 그는 내가 10년 전 바그다드에 취재하러 왔을 때 청소부였고, 나는 그가 조금씩 삶의 구김을 펴가며 여섯 아이를 키우는 것을 보아왔다. 그러나 살만은 3~4월의 전쟁을 거치며 실업자가 되었고 미국인들을 원망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미국인들을 믿지 않는다. 나는 국제연합도 믿지 않고 나의 종교 지도자들도 믿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내게 남은 것은 오직 종교적 신념 하나뿐이다”라고 말하는 살만의 이슬람적 열정이 실제로 그의 형편을 개선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최근 동네 사원에서 경비원으로 일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까 말이다.
“기쁘다, 그러나 너무 두렵다”
나는 바그다드의 카라다 지역에 집이 있다. 이곳은 노점상이 즐비한, 작지만 번화한 상업지구이다. 내가 가장 즐겨찾는 곳은 아흐메드 후세인의 닭고기 바비큐 집이다. 잘 될 때 이곳은 배고픈 손님들을 위해 30마리의 닭을 한꺼번에 굽기도 한다.
43살인 아흐메드는 무장한 미군 순찰병들이 가게 앞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무기력과 희망이 섞인 표정을 갖고 지켜본다. “미군들은 어떨 때 총을 사이에 두고 우리에게 웃는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들은 두려움에 차 있다”고 그는 닭고기를 기다리는 내게 어느 날 저녁 말했다. “그들이 빨리 돌아갈수록 좋다. 그들은 아랍어도 못하고, 제복을 입고 있으며, 그들의 탱크는 우리를 깔아 뭉갤 수도 있다. 나는 사담 후세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미안하게도 미군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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