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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

사교육비·대학 등록금·통신 요금·은행 금리·전세값 동향으로 짚어본 삶의 질…
“사회적 일자리 등 피부 와닿는 정책을”
등록 2010-03-17 15:55 수정 2020-05-03 04:26

‘동혁이형’이 인기다. 동혁이형이 툭툭 내뱉는 말이 팍팍한 생활에 찌든 서민에게 공감으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동혁이형은 ‘비싼 대학 등록금’ ‘과도한 학자금 대출 상환제’ ‘너무 비싼 휴대요금제’를 놓고 샤우팅했다. 동혁이형은 치솟는 등록금에 대해 이렇게 한 소리를 했다. “아니 등록금이 무슨 우리 아빠 혈압이야? 등록금 인상, 등록금 대출 이런 말 하지 말고 그냥 쿨하게 등록금을 깎아주란 말이야.” 휴대전화 요금을 두고서도 속 시원한 말을 내뱉는다. “신문을 봤더니 우리나라 핸드폰 통화요금이 통화량이 비슷한 나라 중에서 1등이야 1등. 제일 비싸! 아니 니들이 무슨 안톤 오노야~. 명세서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서 오~ 노~ 이거 아니잖아!”

2월 생활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3.4% 상승하는 등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의 삶도 팍팍해지고 있다. 3월11일 서울 남대문시장 전경.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2월 생활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3.4% 상승하는 등 천정부지로 올라 서민의 삶도 팍팍해지고 있다. 3월11일 서울 남대문시장 전경.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동혁이형의 이런 말들이 서민에게 먹혀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친서민 정부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가 정작 서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에 대해선 엉뚱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이 싸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정부가 값싸고 품질 좋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였다”는 따위다.

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교육비·대학 등록금·통신요금·은행 금리·전셋값 등 5개 생활물가 통계를 분석해보고 이에 정부는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font size="3"> <font color="#017918">1. 사교육비</font> <font color="#638F03">“증가율 감소”는 착시 현상</font></font>
2009년 사교육비 현황

2009년 사교육비 현황

아이가 있는 서민층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사교육비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사교육비가 한풀 꺾였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사람들은 ‘혹시나’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였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지난 2월23일 학부모 4만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09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규모가 21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는 사교육비 증가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증가율이 2008년 4.3%에 견줘 1%포인트 감소했고 지난해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상반기 24만2200원에서 하반기 24만1600원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정부의 사교육비 관련 대책인 학원 심야수업 단속, ‘학파라치’ 제도, 외고 입시 개편 등이 본격 시행돼 사교육 수요를 줄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시큰둥하다. 피부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를 꼼꼼히 보면, 정부가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우선 사교육비 증가율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일종의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2008년에는 물가는 4.7%, 사교육비는 5%가 올라 물가상승률 대비 사교육비 증가율은 1.07배였지만 2009년에는 물가는 2.8%, 사교육비는 3.9%가 올라 물가상승률 대비 사교육비 증가율은 1.39배였다.

초등학생 한 명당 사교육비 증가율이 둔화한 대신 중·고교는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고, 학원 수강이 줄어든 대신 개인 과외가 늘어났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중학교 26만원, 일반고 26만9천원으로, 2008년보다 각각 7.9%, 8.0% 늘었다. 전체 평균 3.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초등학교 사교육은 태권도·미술학원 등이 큰 부분을 차지해 소득이 줄어들면 다른 사교육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중고생의 사교육비는 입시경쟁 탓에 줄이기 힘들다. 또 특기적성 사교육은 줄고 영어·수학 과목 사교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입시경쟁에 따른 사교육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font size="3"> <font color="#017918">2. 대학 등록금</font><font color="#638F03"> ‘반값 공약’ 감감무소식</font></font>
2009년 연평균 등록금 순위

2009년 연평균 등록금 순위

우리나라에선 고등학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해 국민 대다수가 ‘등록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전국 300만여 명의 대학생과 그 학부모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글부글 끓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과 학부모가 골머리를 앓고 있던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를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을 찾았다. 이곳에서 한 대학생이 “등록금이 비싸다. 대통령께서 선거 나오기 전에 한나라당이 등록금 반값 정책을 얘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등록금이 싸면 좋겠지만 너무 싸면 대학 교육 질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대학 등록금은 많이도 올랐다. 사립대와 국립대 모두 100만원 넘게 올랐는데, 많이 오른 해는 물가상승률의 3배를 넘기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5년 동안 등록금 인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립대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742만원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의 577만원에 견줘 165만원이 올랐다. 국공립대 등록금은 5년 전 290만원에서 지난해 419만원으로 상승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물가는 2∼3% 올랐지만, 국공립대 등록금은 최고 10%까지 올랐다.

등록금넷·한국대학생연합·청년광장 소속 회원들이 3월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전면 수정과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

등록금넷·한국대학생연합·청년광장 소속 회원들이 3월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전면 수정과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김봉규 기자

그동안 대학들은 캠퍼스를 넓히고 최첨단 건물을 짓는 데 돈을 쏟아부었다. 외형 성장에는 적극적으로 나선 대학들이 치솟는 등록금에 대해선 뒷짐을 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돈방석을 깔고 앉은 대학들이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쓰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ont size="3"> <font color="#017918">3. 통신요금 </font><font color="#638F03">업체들 ‘미온’ 방통위 ‘방관’</font></font>
휴대전화 분당 음성통화 요금 순위

휴대전화 분당 음성통화 요금 순위

‘통신요금 20% 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해 9월 통신요금 인하 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초당 과금제 도입, 가입비 인하,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무료 방안 등을 발표했다.

약속은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통신사들은 미적거리고 있고 이를 담당하는 방통위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초당 과금제는 SK텔레콤이 이달 초에야 도입했다. 그러나 KT는 초당 과금제 도입을 거부했고, LG텔레콤도 도입을 미루고 있다. 초당 과금제란 국내음성통화료를 1초 단위로 계산하는 것으로, 11초를 통화해도 20초 요금을 적용하던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10초 단위 요금제로 이동통신사가 2008년 한 해에만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걷은 부당한 요금이 8천억원이나 됐다.

또 KT와 LG텔레콤은 발신자번호표시 요금을 지금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2006년 이후 내놓은 신규 요금제에선 발신자번호표시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2006년 이전에 가입한 옛 요금제 사용자에겐 각각 매월 1천원과 2천원씩 요금을 받고 있다. 발신자번호표시 요금을 내고 있는 가입자는 KT 139만 명(9%), LG텔레콤 26만 명(3%)에 이른다. 이들 통신사는 발신자번호표시 요금으로 올해 고객에게 139억원과 55억원의 웃돈을 받고 있는 셈이다. 두 회사는 “발신자번호표시 요금을 내고도 기본료가 저렴한 옛 요금제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1차적 책임은 이동통신사들의 미온적 태도에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를 관리·감독하는 방통위가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통위는 통신업체들의 투자 여력 확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요금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방통위는 지난 2월 이명박 정부 2년 방송통신 분야 규제개혁 성과 보고서에서 “통신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값싸고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홍보했다.

<font size="3"> <font color="#017918">4. 은행 금리</font> <font color="#638F03">학자금 대출 이자 OECD중 최고</font></font>
연도별 예대금리 차 추이

연도별 예대금리 차 추이

서민에게 은행 문턱은 높다. 마땅한 담보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어렵사리 대출을 받더라도 금리가 장난이 아니다. 1년 넘게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에 묶여 있지만 시중은행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0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5.25%이던 기준금리를 2008년 10월부터 매월 내려 지난해 2월에는 2.00%까지 낮췄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부 내렸다.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를 받아 챙기고 있다. 지난 1월 가계대출 금리는 다시 6%대로 올라섰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6.05%, 11월 6%를 기록하다 12월 들어 5%대(5.95%)로 하락했다. 1월엔 또 은행이 고객에게 받는 대출 금리와 지급하는 예금금리 차이(예대마진)도 벌어지고 있다. 예대금리 차는 2.71%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2008년 11월 기록한 2.89%포인트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예대마진이 클수록 은행 주머니는 두둑해진다.

2%의 한은 기준금리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왜 이렇게 뛰어오르는 걸까?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한 이유도 있지만,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늘리기 위해 가산금리를 크게 높이는 것도 그 원인이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할 때 조달금리에 덧붙이는 추가금리로서 가산금리가 높을수록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때 직장에 대한 평가, 급여수준 등에 따라 가산금리를 붙인다.

지난해 1∼9월 은행권의 가산금리는 평균 3.07%포인트로, 2008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8%포인트가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9년 4.37%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금리마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높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 속에 OECD 국가들이 취업후 학자금 상환대출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높은 대출 이자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학자금 대출금리는 연 5.7%다. 하지만 스웨덴은 올해 이자율을 2.1%로 적용했고, 뉴질랜드는 2006년 4월부터 181일 이상 영토에 체류한 사람에게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해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도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재학 중에는 이자를 부과하지 않고 졸업 뒤 물가인상률만큼 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font size="3"> <font color="#017918">5. 전셋값</font> <font color="#638F03">사라지는 소형·임대 주택</font></font>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추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추이

전세를 살고 있는 서민에게 요즘 전셋값 오름세는 남의 일이 아니다. 물가 오름세에 겹쳐 전셋값마저 오르면서 서민이 먹고사는 데 더욱 힘겨워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은 2.95%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의 전세 가격은 5.29%나 올랐다. 전·월셋값이 저렴한 단독·다세대주택이 사라지고 값비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셋값 인상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시에선 뉴타운 사업 등으로 사라지는 주택이 총 5만8600가구다. 이 가운데 단독·다세대주택은 5만3700가구에 이른다. 하지만 입주 예정인 주택 5만9200가구 중 71.3%인 4만2241가구는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다.

전셋값 안정을 위해선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소형 주택과 임대주택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개발 시기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전임 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이 재직 시절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은 뉴타운 지정을 무리하게 추진해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뉴타운 지정과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주택) 멸실량 때문이라면 강북 지역이 많이 올랐어야 하지만 실제 인상된 곳은 강남이 많았다”며 “경제위기 국면에서 많이 떨어졌던 집값이 제자리를 찾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오 시장은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뉴타운 및 재개발 사업으로 멸실 물량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뉴타운을) 지정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와 월세 광고문이 붙어 있다. 물가 오름세에 겹쳐 최근 전셋값마저 오르면서 서민이 먹고사는 데 힘겨워하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와 월세 광고문이 붙어 있다. 물가 오름세에 겹쳐 최근 전셋값마저 오르면서 서민이 먹고사는 데 힘겨워하고 있다.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경제학)는 “정부가 말로는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면서 재벌과 부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감세정책을 펴와 서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추운 겨울이다. 사교육비 절감, 전셋값 안정 등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와 함께 일자리 효과가 별로 없는 4대강 사업보다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사회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서민의 소득을 높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E7E7E2"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F7F6F4"><tr><td class="news_text02" style="padding:10px">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7%라지만
<font size="3"><font color="#006699">생필품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3.4% 상승</font></font>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에 서민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대통령이 잡겠다고 약속한 ‘MB 물가’는 ‘지붕뚫고 하이킥’처럼 치솟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생필품 가운데 52개 품목을 골라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생필품 가격을 관리해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돕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이 공허해지고 있다.
지난 3월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지난 1월 3%대로 상승하며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를 안겨줬던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돌아섰다.
그러나 장바구니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는 이런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3%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52개 기본 생필품으로 구성된 2월 생활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3.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MB 물가에 포함된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값이 오른 경우는 33개에 이른다. 관리 대상 품목 60% 이상의 가격이 올랐다. 일부 농산물은 50% 이상 값이 뛰기도 했다. 2월 MB지수 대상 품목 가운데 쇠고기(16.7%)와 멸치(15.2%), 사과(9.4%), 마늘(7.5%) 등은 일제히 시세가 올랐다. 배추(58.9%)와 파(52.0%) 가격 상승세는 겁날 정도다. 휘발유와 경유, LPG 등 석유 제품 역시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주요 민간경제연구소는 경기가 상반기에 고점을 찍은 뒤 하강하고,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물가 불안은 서민의 살림살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4131만원으로 전년(2008년)보다 1.5% 늘었다. 반면 가구당 부채는 4337만원으로 5.1%가 늘었다. 소득은 쥐꼬리만큼 늘었지만 부채는 눈덩이만큼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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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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