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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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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은 ‘손님’이 ‘힘들’ ㅠㅠ

인터뷰 분석해 의미연결망 그려 ‘알바의 언어’ 접속하면 다양한 결과 나와
등록 2016-03-24 15:19 수정 2020-05-0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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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팀은 20대 청년 노동자 22명을 인터뷰했다. 22명의 이야기는 2016년 한국 사회에서 청년 아르바이트의 현실이다.

“차선책이 없었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었어. 등록금 내려고 호프집에서 일했지. 진상도 엄청 많았어. 술병 던지고 안주 접시 던지고, 반말은 기본이고, 술 취한 사람들이 자기가 주문 잘못해놓고 알바생한테 성질 내는 경우도 많아. 12월31일에서 1월1일로 넘어가는 때에는 ‘미자들’(성인이 되는 미성년자들)이 몰려와서 진상이 너무 심했어. 전골 냄비에 토해놓고 갔어. 토사물은 항상 가위바위보 해서 치웠지. 화장실 가서 토하는 사람들이 없어.”

<font size="4"><font color="#008ABD">관심 단어 선택하면 결과 보여줘</font></font>

우리는 이 이야기를 독자에게 모두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그러나 녹취록만 A4용지로 100여 쪽에 달해 기사로는 불가능했다. 대신 온라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고, 여러 기사를 참고한 끝에 단어들의 의미연결망을 분석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게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자가 그래픽을 보고 궁금한 단어를 직관적으로 눌러 따라나오는 인터뷰를 읽게 만드는 효과다.

먼저 녹취록에 담긴 말을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를 이용해 형태소 단위로 추출했다. 3천여 개 형태소가 나왔고, 인터뷰에 자주 등장하는 순서대로 정리한 뒤, 20대 청년 노동자의 상황을 드러낼 수 있는 형태소 103개를 선별했다. ‘시간’ ‘사람’ ‘힘들’ ‘너무’ ‘카페’ ‘편의점’ 등이 대상 단어다.

이 형태소를 토대로 의미연결망을 분석했다. 개별 단어가 인터뷰 사이사이에 얼마나 밀접하게 출현하는지 동시 출현 빈도를 계산해, 각 단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래픽을 보면, 원이 클수록 인터뷰에 많이 언급됐고, 연결선이 굵을수록 단어가 동시에 자주 쓰였다는 의미다. 위 지면에 소개한 그래픽은 녹취록에 자주 등장한 상위 빈도 30개 형태소의 의미연결망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단어 ‘손님’을 보면 ‘알바’와 ‘사람’과도 연결되지만, ‘힘들’과도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손님을 언급할 때 ‘힘들다’는 표현이 자주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알바의 언어’( <font color="#C21A1A">nin.newslabfellows.com/albawords/network</font>) 웹에 접속하면 이 분석 과정을 직접 진행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단어를 클릭하면 그 단어가 담긴 생생한 인터뷰를 읽을 수 있다. ‘다른 의미연결망 분석’을 클릭하면, 원하는 단어들을 선택해 직접 의미연결망 분석도 할 수 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여전히 탐구할 것이 많다</font></font>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의 육체노동 또는 감정노동을 나타내는 의미연결망이 많이 포착되리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 또 인터뷰 주제였던 근로계약서·주휴수당·심야수당의 단어 빈도가 적었다.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기존에 상상할 수 있는 단어 외에 새로운 것이 튀어나오지 않은 것도 한계다. 공통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지만 사람마다 쓰는 단어의 개별적 편차가 있고, 한정된 시간 탓에 더 깊숙한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의 언어에 대한 더 깊은 성찰도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font color="#008ABD">대표집필·분석</font> 김동관(NIN), <font color="#008ABD">취재 </font>이미진·박리세윤·최유진(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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