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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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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투입된 김-김·전-강 라인

선거 협력 극비 협상 막후
등록 2012-12-15 00:22 수정 2020-05-03 04:27

민주통합당에 12월3일 안철수 캠프 해단식은 실망과 당혹 그 자체였다. 안 전 후보의 미적지근한 언급에,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던 문재인 후보의 속은 타들어갔다.
그러나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어 보였던 겉모습과 달리, 양쪽은 해단식 다음날인 12월4일 아침부터 선거 협력을 위한 극비 협상을 본격화했다. 단일화 협상 중단 때 후보들의 ‘특사’로 움직였던 이인영-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라인 대신 다른 라인이 급히 투입됐다.
협상 책임자는 김부겸-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말이 통하는 사이다. 유신 시절 학생운동을 함께 했고, 한나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4월 총선 낙선 이후엔 중도 성향 모임인 ‘6인회’를 만들어 만남을 이어왔다. 세부적인 내용은 전해철 의원-강인철 법률지원단장 라인에서 조율이 이뤄졌다. 전 의원은 청와대에서부터 문 후보를 보좌해온 ‘복심’이고, 강 단장은 안 전 후보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핵심 측근이다. 물밑 협상에서 안 후보 쪽은 새정치 공동선언의 ‘의원 정수 조정’을 ‘의원 정수 축소’로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했고, 문 후보는 실무협상팀의 조언에 따라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12월5일 문 후보의 안 전 후보 자택 ‘문전박대’ 사건은 이를 직접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의 ‘멘토 라인’도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의 협상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유인태 의원과 이헌재 전 부총리가 서로 접촉하며, 각각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에게 협력 관계 복원의 중요성과 대선판 전체를 아우르는 여러 의견을 조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결국 12월6일 오전 11시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의원 정수 축소 조정’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안 전 후보는 오후 1시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양쪽 노영민-조광희 비서실장이 장소와 시간을 조율했다. 이날 오후 4시20분 두 후보의 회동이 이뤄진 서울 정동의 한 음식점에는 물밑 협상팀이 작성한 합의문 3개 항이 놓여 있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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