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8일 기척 없이 ‘세계 여성의 날’이 지나갔다. 하필이면 100주년이었다.
하필이면 이 즈음에 고 장자연씨가 살아 돌아왔고, 장자연씨의 어머니뻘 되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일부 언론의 뉘앙스를 풀자면 상하이 ‘여간첩’ 사건이 터졌다. 나이를 가르고 생사를 넘어서 여성들은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아프게 만든 이들은, 남성들은 보이지 않는다.
억울한 원혼 장자연씨의 울음이 다시 들린다. 진위 논란에 휩싸인 편지는 가짜여야 옳다. “같은 회사 동료 연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내 그걸 만지구 ×짓… 등까지 정말이야 정말 죽구 싶구 모든 걸 다 끝내버리구 싶다 (…) 내가 만약 죽어버리기라두 하면 나를 생각하면서 슬퍼해주구 날 생각해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차라리 죽어버렸음 조케따 한순간만… 참으면 모든 거 다 지워버릴 수 있을텐데 ㅠ..ㅠ (…) 내가 왜 그런 미친 새끼들 감독 PD·일간지 신문사 대표, IT 업체 언론사 대표… 등 김 사장 광고 수주 받아낼라구 재벌 대기업 대표들… 등에까지… 언제까지를 이렇게 이용당하면서 살아야 할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자연이 머릿속이 넘 혼란스럽구 터질 것 같구 미쳐버릴 것 같구 가슴은 넘 답답해서 그래서 숨이 막혀 죽을 거 같구 개쟈식들 정말 죽여버리구 싶은 미친 새끼들 (…) 암튼 금융업체 간부 미친 변태새끼 마약에 취해서… 같은 회사 동료… 동생이 보구 있는 그런 자리에서 내 그걸 만지구 강제루 ×를 …하구… 정말 생각만 해두 그거 하나만 해두 날 가지구 놀구 싶은 맘에 넘 불결하구 비참해 미칠 것 같구 죽어버리구 싶어 (…)” 진위 논란에 휩싸인 편지는 거듭 가짜여야 옳다.
어머니의 현실도 가짜여야 옳다.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급 4320원에 마르고 닳도록 쓸고 닦아도 지친 몸 하나 누일 휴식처도 온전치 않은 현실은 거짓이어야 옳다. 한국인 ‘남성’의 얼굴은 가리면서 중국인 ‘여성’의 얼굴과 이름을 ‘까는’ ‘신문지’도 가짜여야 옳다. 이렇게 성별과 국적을 차별하는 현실은 가짜여야 옳다. 지금 누구의 눈으로 보는가? 남자가 보고 여자가 보인다. 남자가 하고 여자가 당한다. 정말로 포르노그래피처럼? 여전히 여성의 몸은 전쟁터. 스물 몇 살의 장자연은 몸을 유린당하고, 예순 몇 살의 청소 어머니는 몸을 혹사당한다. 제3세계의 소녀들은 몇 달러에 몸을 팔아 생계를 꾸리고, 내전의 와중에 무참히 짓밟힌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여성차별 현실은 견고하다. 그녀처럼 전사자는 말이 없다.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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