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현대건설 경영지원본부장의 진단… 올해는 현대건설 정상화 원년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이종수(55) 현대건설 경영지원본부장은 과 만나 “올해는 현대건설 정상화의 원년”이라며 “국내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 부문의 수주가 호조를 띠어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이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전과 달라진 사회 분위기로 투명경영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게 내실경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부장, 이사, 상무를 거쳐 2003년 5월부터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형적인 ‘현대맨’이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2월9일 서울 계동 이 본부장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외형 경쟁보다는 수익성에 집중
회사 자체적으로는 지금의 경영실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만족스런 수준인가.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이익(영업이익 2110억, 순이익 1142억원) 측면에서 창사 이래 최대다. 실질적인 정상화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실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결정적 요인을 뭐라고 보는가.
2001년 2조9천억원에 이르는 채권단 출자 전환을 통해 재무구조가 튼튼해져 정상화 기틀이 마련됐다. 2002년, 2003년에는 자체 구조조정으로 직원을 많이 줄였고, 지난해 이지송 사장 취임 뒤부터는 일감 확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 같은 외형 경쟁보다는 수익성 있는 공사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예전엔 해외 공사를 수주하면서 손실을 많이 봤는데, 손실 나는 해외 수주를 꾸준히 줄여왔다.
건설회사 하면 비자금의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봐야 하나.
채권단이 자금 흐름을 관리하고 있고, 또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해지고 있어 투명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게 내실경영을 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 비자금을 조성할 수 없으니 애로도 있다. (예전 같으면 돈으로 때웠을 것을) 이제 몸으로 때워야(발로 뛰어야) 한다.
그룹 체제였을 때와 지금 같은 채권단 관리 체제를 비교하면.
그룹 계열사 공사 배정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리한 측면도 있다. 예전 체제에선 해마다 배정받는 계열사 일감이 7천억~1조원 수준이었다. 매출을 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은 다른 업종과 큰 차이가 있다. 일반 제조업은 오늘 물건을 못 팔면 내일 팔 수도 있지만, 건설업은 1위로 수주를 못 따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이 때문에 수주전에서는 일정한 리스크(위험)를 지는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데 오너 체제가 아닌 상태에서는 이게 힘들다.
경영 자율성 보장받고 있다
채권단의 자금관리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 경영의 자율성을 크게 침해받을 수도 있겠다.
채권단은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점검)하는 데 그칠 뿐 수주 같은 회사 경영에 간섭하는 정도는 아니다. 대부분 사후 추인 수준이고, 경영의 자율성은 보장받고 있다.
채권단 공동관리가 언젠가는 풀리고 다른 대주주를 맞아야 할 텐데, 출자전환 주식를 털어낼 때 회수 극대화를 꾀할 채권단과, 안정적인 영속 경영을 바라는 회사쪽의 이해가 상충되는 것 아닌가.
채권기관 수가 많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대주주는 (외국계 펀드인) 론스타이지만, 은행별로 차이 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고, 우리은행은 토종 자본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한국의 대표적인 건설사를 외국에 팔아넘기는 것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해외에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공감하는 방안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이후 전망은.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다행히 현대건설은 국내 미분양 아파트가 별로 없다. 지방 사업은 별로 없고, 서울에 집중돼 있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은 유지할 것이다. 또 설사 국내에서 어려워도 해외 부문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시장이 올해 85조에서 내년 79조원 정도로 위축될 거라고 하는데, 우리는 4년치 일감을 확보해두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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