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정치 인생을 다룬 영화 <철의 여인>의 한 장면. 대처 전 총리 역할을 맡은 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의회에서 남성 동료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논쟁을 벌이고 있다.
마거릿 대처(86) 전 영국 총리의 삶을 다룬 영화 이 화제다. 그럴 만하다. 그가 누군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도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리고 있는 인물이다. 추진했던 정책의 기조를 따서 자신의 이름 뒤에 ‘주의’(이즘)란 말이 붙었으니 말이다. 이른바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을 열쇳말로 하는 ‘대처리즘’은 분명 지구촌의 한 시대를 휩쓸었다.
어쩌면 이제야 끝난 대처리즘 시대
대처 전 총리는 1979년 5월4일 집권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것은 1990년 11월28일이다. 물경 11년6개월여다. 퇴임 때 정권을 다른 당에 내준 것도 아니었다. 당내 반발에 밀려 총리직을 내줬지만, 그가 이끈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존 메이저가 후임이었다. 사실상 그가 뽑은 셈이었다. 메이저 전 총리는 1992년 총선에서 영국 보수당에 ‘4연승’을 안기며, 1997년 5월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에 참패할 때까지 ‘18년 보수정권’을 이어갔다. 내각제 국가에선 쉽지 않은 기록이다.
정계에서 물러난 뒤에도 대처 전 총리는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등에서 고액 ‘컨설턴트’로 활약하는 한편, 각종 정치적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1998년에는 칠레의 은퇴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영국에서 체포돼 가택연금되자, 그의 석방을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와 벌인 ‘포클랜드 전쟁’ 당시 피노체트가 영국을 지원했다는 게 이유였다.
영국 석탄산업 민영화로 상징되는 대처리즘은, 미국의 ‘레이거니즘’과 함께 정치적으로 발현된 신자유주의의 상징이었다. 2008년 여름 지구촌을 뒤흔든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마침내 뒤늦은 종언을 고하자, 대처리즘의 화려한 세월도 막을 내리고 있다. 앞서 2008년 봄 치매 판정을 받은 대처 전 총리는 지금껏 투병 중이다. 그런데…. 생의 끝자락에서도, 그는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등 영국 언론들은 ‘스콧 모건’이라고 자신을 밝힌 인물이 영국 내무부에 올린 전자청원서 내용을 뒤늦게 비중 있게 보도했다. 영국 전자청원 제도는 서명기한을 1년 이하로 정해놓고 있다는데, 오는 10월10일이 기한인 이 청원서의 내용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대처 전 총리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기리기 위해, 그의 장례식을 민영화해야 한다. ‘최종 소비자’뿐 아니라, 여타 이해 당사자들도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원서에 서명한 우리 모두는 대처 전 총리가 남긴 유산이 이 정도의 대접은 받아야 한다고 확신하며, 이는 국가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는 이상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또한 대처 총리가 그토록 강조한 자유시장경제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국장 반대 3만9천여 명 vs 찬성 30여 명
위의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영국 내무부에 접수된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과 관련된 전자청원은 모두 5건이다. “노조를 탄압해 수많은 이들의 삶과 공동체를 파괴한 이의 장례식에 세금을 낭비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국장을 반대한 청원이 3건, “총리를 지낸 인물들은 모두 국장으로 예우하는 법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찬성 청원이 2건이다. 2월16일 오후 현재까지 국장 반대 청원 서명자는 모두 3만9천여 명, 찬성 서명자는 30여 명이다. 말하자면, 이쯤에서 ‘연희동’을 떠올려보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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