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노부 후사코가 옥중에서 작성해 보낸 서면 인터뷰를 요약해 싣는다.
시게노부 후사코가 보내온 9장 짜리 서면 인터뷰 답변지. 그는 구치소 면회실에서 이뤄진 10분간의 인터뷰에서 다하지 못한 말을 서면 인터뷰에서 자세히 풀어놨다.
-일본적군과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PL)의 관계와 일본적군 해산 과정을 설명해달라.
=1971년 이후 줄곧 좋은 관계였다. 우리는 PFPL의 지휘하에 자원봉사자로 출발했다. 1972년 텔아비브 공항 투쟁 이후 더욱 그 관계가 깊어졌다. 1973년 공동투쟁의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PFPL에서 자립한 조직으로 1974년 일본적군이 태어났다. 그러나 이후에도 형제·가족과 같은 관계였다. 팔레스타인과 일본의 인민 연대의 시작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내가 체포된 뒤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다는 자기비판과 감옥 밖 동료들의 결단으로 해산을 공표했다. 앞서 1991년 일본적군은 이미 개편돼 일본 국내의 변혁을 지향하는 인민혁명당으로 활동해왔다.
=먼저 우리들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입장에 서 있고,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안에서도 PFPL이 그 위치에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또 하나는 급진적 무장투쟁 전술에 대한 공감이다. 당시 PFPL의 과감한 투쟁은 일본 신문들에서도 많이 보도됐다.
=불행한 파탄 상태에 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온 사람들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를 좌지우지했는데, 이들은 파탄 난 패러다임의 틀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결국 임시방편을 거듭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보기술 혁명으로 진행된 정보의 평준화와 과잉 상태에서 ‘시장의 자유로운 조절에 맡길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의 정의는 더 이상 성립할 수 없게 됐다. 어떤 나라도 국가권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자칫하면 예전에 케인스주의를 악용한 것처럼 전쟁 확대도 ‘유효 수요 창출’의 수단이 될 것이다. 일찍이 아프가니스탄과 한반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본의 감옥법은 메이지 시대 이후 줄곧 지속돼오다 2000년에 바뀌었다. 그러나 오히려 수감자의 기득권은 박탈당했다. 새 법은 수감자를 지배하기 쉽도록 관리가 강화됐다. 예전엔 국가와 피고인의 인권이 대등한 위치에 놓여져 있었다. 그것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피고인보다는 피해자를 지키라’는 변화가 구치소에도 악영향을 촉진하고 있다. 예컨대 법 개정 전에는 하루 일반인에게 4통의 편지를 쓸 수 있었으나 지금은 1통으로 줄어버렸다. 면회 시간은 20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대장암이 발견돼 올 2월 수술했다. 현재 수술 뒤 건강한 상태다. 도쿄 구치소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성실하게 잘해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다.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쓰거나 말하거나 상상하는 것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과거에 함께 싸워왔던 이들, 지금도 함께 있는 친구나 가족, 팔레스타인 사람들, 즉 싸우는 사람이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나 자신은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보통 사람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정의의 투쟁에 눈을 떴다. 나는 어디에서든 여러 사람 중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나처럼 될 수 있는 시대에 내가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격정적이고 호기심이 조금 더 많았는지 모르겠다.
도쿄(일본)=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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