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단독] 알파팀, 우파 정치조직 만들었다

정치세력화 꾀한 국정원 여론조작 민간 알바부대

‘염문 금지’ 등 7대 규율 작성 및 실무 모임 개최 정황
등록 2017-04-25 21:21 수정 2020-05-03 04:28

국가정보원이 우파 성향의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를 내세워 알파팀을 꾸린 것은 2008년 말이었다. 김 대표가 국정원을 ‘학교’, 국정원장을 ‘교장’이라 칭하면서 “학교와 협의한 내용”이나 “학교 쪽 제안”을 강조하며 팀원들에게 국정원과의 관련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이유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자유통일-북한 해방을 위한 정치세력화 실무 모임</font></font>
물론 합리적으로 추정해볼 대목은 있다. 국정원은 알파팀원들에게 특정 기준을 충족한 게시글 하나당 2만5천~5만원을 지급했다.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우익 청년들의 왜곡된 충성심을 이용해 이들의 노동력을 헐값으로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 확보한 알파팀 내부 자료를 분석하면, 김 대표가 목표로 한 것은 단순한 ‘알바부대’가 아닌 우익 청년들로 구성된 정치조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알파팀을 꾸린 지 1년여 지난 2010년 2월3일 팀원들에게 ‘알파 긴급 공지’라는 제목의 전자우편을 보내 닷새 뒤 서울 광화문에서 모임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전자우편에서 김 대표는 “이날 모임은 자유통일-북한 해방을 위한 정치세력화 실무 모임”이라고 성격을 규정한 뒤 “우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하며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는 애국정당 건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기존 정치권력에 진출할 수 있는 세부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모임에 대해서는 “본인이 작성한 ‘WILL(거룩한 나라, 대한민국)’에 동의하는 이들의 모임이다. 이날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면 알파 모임은 잠정적으로 활동 중단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1년 정도 운영해오던 민간 여론조작 모임인 알파팀을 발전적으로 재구성해 ‘정치세력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상황이 촉급하여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다. 100%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참석 자제를 요망한다. 참석한 뒤 딴소리하는 분은 매장해버리겠음” 등 위협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틀 뒤 다시 전자우편을 보내 “기존 경험칙상 규율이 없이는 조직이 유지될 수 없음을 절감했다”며 조직에서 지켜야 할 규율 7가지를 전달했다.
“1.우리 조직이 결정한 사업을 반드시 실천한다 2.우리는 조직과 합의한 약속을 반드시 준수한다 3.우리는 WILL(거룩한 나라, 대한민국)의 비전에 동의하며 이것의 실천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활동한다 4.우리는 조직에 미칠 말과 행동을 조직의 결정 없이 임의로(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 5.우리는 모든 공적 모임에서 진지하게 접근하며 불필요한 농담과 잡설은 하지 않는다 6.우리는 조직 내에서 어떤 염문도 만들지 않는다 7.조직원 상호 간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리더와 상의하고 필요한 경우 공론화하여 해결한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2010년 이후 활동 규명해야</font></font>
김 대표는 이 규율에 대해 “이상의 규율은 각자에게 혹독하고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개인에 따라서는 이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음을 알고 있다. 각자의 상황과 형편을 스스로 고려해 7가지 규율의 준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분들 위주로 모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기존의 알파팀 여러분도 규율에 100% 동의해주셔야 실무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여 기존 알파팀원 외에 다른 인원이 김 대표의 ‘사업’에 참여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 모임에 참여했던 알파팀 관계자는 과 인터뷰에서 실제로 김 대표는 알파팀원의 사생활에 개입해 조직 규율을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 조직이 2010년 이후 어떻게 운영됐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도 앞으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독자  퍼스트  언론,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font color="#C21A1A">http://bit.ly/1HZ0DmD</font>
카톡 선물하기▶ <font color="#C21A1A">http://bit.ly/1UELpok</font>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