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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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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책읽기 모임은?

‘공독’을 꿈꾸는 당신에게
등록 2014-11-21 15:48 수정 2020-05-03 04:27

“정말? 북클럽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지난 3월 일요판 신문의 헤드라인이다. 그만치 미국에선 북클럽에 가입해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집계되는 수로만 500만여 명이 북클럽의 정규모임에 나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보다 풀뿌리 주민운동이 발달한 일본도 책읽기 모임에선 예외다. 이 ‘희대의 독서가’로 부르는 일본의 지식인 마쓰오카 세이고는 일본에서 독서공동체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에서 북클럽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로 “커뮤니티가 단절되어 있고 책은 혼자 읽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독서를 개인의 수면이나 휴식처럼 여겨 ‘북 코뮌’이 성립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쓰오카의 지적은 한국의 독서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니, ‘공독’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자신에게 맞는 책읽기 모임을 찾아볼지어다.

입문 과정
● 지역 공공도서관: 공독 초심자가 책읽기 모임을 시작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역 도서관을 찾는 것이다. 공공도서관들은 저마다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다. 동네에서 이웃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참여 그룹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오래된 독서회의 경우 토론의 개방성과 활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일단 나가보고 결정할 것.
● 땡땡책협동조합: 지난해 10월 발족한 협동조합으로 함께 읽고, 쓰고, 행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세한 소규모 출판사와의 도서 직거래 등을 통해 출판시장의 균형적 발전까지 모색하고 있다. 20~30대가 주를 이루는 젊은 독서공동체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읽는다. 서울 성산동에 있다.
● 숭례문학당: 문을 연 지 6년 된 독서공동체로, 서평독토·모닝독토·낭독모임 등 다양한 토론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인문 분야 입문 서적과 소설 위주로 운영하며 20~50대까지 참여하는 연령대도 다양하다. 미리 설정한 논제에 맞춰 토론하기 때문에 ‘배가 산으로 갈 걱정은 없다’고 한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고 시간이 부족한 이들의 경우 낭독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추천한다. 서울역 인근에 있다.

심화 과정
● 감이당: 철학자 고미숙 박사의 주도로 서울 필동에 문을 연 인문의역학연구소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참여자를 위한 책읽기 모임이 열려 있다. 청소년을 위한 세미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설돼 있고 1년 이상 장기 프로그램, 인문의역학 과정 등 ‘몸’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 문탁네트워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문학 공간. 용인·안양·과천 등지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세미나를 이어간다. 종교인류학, 논어강독, 마을과 경제, 건축, 가족, 여성학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 특강, 영화 상영, 장터, 공연 등을 주최하며 텃밭도 경작하는 지역공동체의 성격이 강하다. 수다 모임을 넘어서 ‘진짜 공독’을 꿈꾸는 엄마들에게 적합하다.
● 수유너머: 전통의 지식공동체. 인문학 연구자들의 강좌를 중심으로 일반 회원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강좌, 세미나, 기획 세미나가 열린다. 강좌는 분기별로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진행하지만 세미나는 좀더 긴 리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서울 용산동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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