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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의 선택, ‘나꼼수’는 어디로

민주당, 김용민 PD 노원갑 공천… 젊은 층 표심 얻으려는 민주당의 계산과 정권교체 앞세운 <나꼼수>의 선택이 맞아떨어져
등록 2012-03-22 10:55 수정 2020-05-03 04:26

인터넷 팟캐스트 (이하 ) PD인 시사평론가 김용민(38)씨의 민주통합당 입당을 놓고 설왕설래가 뜨겁다. 크게 보아 두 가지다. 하나는 ‘지역구 사유화’ 논란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감옥에 갇힌 멤버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서울 노원갑)에 전략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언론인의 정치 진출’에 관한 것이다. 김씨가 에 계속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사실상 언론 기능을 수행해온 의 역할에 대한 물음표가 던져졌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PD인 김용민씨가 3월14일 민주통합당 입당 환영식에서 한명숙 대표한테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씨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마하기로 해, <나꼼수>의 역할과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 강창광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PD인 김용민씨가 3월14일 민주통합당 입당 환영식에서 한명숙 대표한테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씨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마하기로 해, <나꼼수>의 역할과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겨레> 강창광

“나쁜 정권에 너무나 화가 난다”

김씨는 정 전 의원의 강한 출마 권유에 고민하다가 민주당의 공식 제안을 받고 3월14일 호외 4호를 통해 출마를 선언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쪽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바로 다음날이다. 그는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청사를 나서며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어떤 싸움이라도 하겠다, 그리고 이기겠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출연진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 중구청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규모 전출되는 과정에 이 지역구 의원인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해 나 전 의원 쪽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이와 별도로 주진우 기자는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나 전 의원과 관련된 여러 의혹을 제기한 뒤 고소당했다. 김씨는 “골방에 둘러앉은 하찮은 네 남자의 수다가 이렇게 큰 죄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들이 가두고자 하는 자는 저들의 비리와 부패, 무능에 분노한 시민들이다. 이 나쁜 정권에 너무나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의 한 인사는 “를 하게 된 목적은 정권 교체이고, 그것 때문에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거고, 그런 존재 목적 때문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상자 기사 참조).

김씨의 출마는 의 ‘선택’과, 를 즐겨 듣는 젊은 층의 표심을 얻으려는 민주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김씨의 입당 환영식에서 “매주 1천만 명 이상의 시민을 만나며 시사 이슈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계신 분이다. 앞으로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과의 전화 통화에서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한 지역구 공천의 포인트가 필요했다. 최고위원회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투표) 참여의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며 “김용민 후보의 역할은 지역구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젊은 층을 격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후보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 인기가 노원갑 지역을 넘어 전체 선거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인 셈이다.

언론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논란은 의 앞날과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이다. 관계자들은 가 ‘매체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김씨의 계속 출연에는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팟캐스트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법적으로 허용된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53조는 신문, 인터넷신문, 방송사,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발행·경영하는 사람은 물론, 언론사에 상시 고용돼 편집·취재·집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선거 90일 전에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자와 같은 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언론이 공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 김용민’이 에 출연해 편집 등 PD 구실을 계속할 경우 언론인과 정치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편파성 시비가 불거지고, 는 그동안 해온 순기능마저 부정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코피 논란’으로 한풀 꺾인 열풍이 ‘제도 정치권 진입 시도’로 더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코피 논란’이어 에 또다른 타격 줄 수도

김용민씨는 자신이 하려는 정치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어떤 선거를 치를지 그 과정을 지켜봐달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 정권과 맞짱 뜨고 끝장을 보겠다”고 했다. 3월17~18일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경선도 치러야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 노원구청장을 지낸 이노근(58) 후보가 나선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가 김용민 출마를 선택한 이유
“마이너스가 된다 당연히, 그러나…”
(이하 ) 팀의 한 인사를 3월15일 만났다. 그는 김용민씨의 출마, 즉 의 ‘선택’에 대해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는 걸 알지만, 플러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후보는 왜 출마하나.
“정봉주 전 의원이 (감옥에) 들어갈 때는 금방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못 나오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정 전 의원 입장에서 얘기하면, 그 지역(서울 노원갑)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지역인데, 정 전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동정표도 있을 것 같고, 전략적으로 김용민씨를 내보내는 게 (당선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거다. 김용민씨는 시사평론가를 오래 했고, 그래서 정치에 대한 이해가 높다. 자격도 있다고 생각한 거다. 노원갑은 ‘정봉주의 땅’이 아니다. 편하고 좋아서 그리 간 게 아니다. 세습받아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곳이니 가야 한다고 생각한 거다. (노원갑 지역은 18대 한나라당, 17대 열린우리당, 16대 민주당, 15대 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고, 보수 성향의 제3세력 지지도 꽤 높은 지역이다- 편집자)
멤버들은 처음에 반대했다. 원래 정치인이 멤버인 것과 멤버가 정치인이 되는 건 다르지 않나. 그런데 의 인기가 법 집행을 막을 수는 없다. 안 당해보면 모른다. 주진우 기자도 박은정 검사가 아니었으면(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박 검사의 진술로 상황이 반전된 것을 뜻함- 편집자) 잡혀갔을 거고, 김용민씨도 검찰에 소환됐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신변 위협이 출마의 가장 큰 이유인가.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다. 가장 중요한 건, 민주당이 지금 정국 이슈를 주도하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새누리당처럼 오너가 있어서 일사불란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과연 이번 총선을 민주당이 끌고 갈 수 있는지…. 방송을 하게 된 목적은 정권 교체였다. 그것 때문에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거고, 그런 존재 목적 때문에 출마하는 거다. 김용민씨가 상징성을 얻어서 (정권 교체) 하자는 거다.”
멤버 2명이 민주당원인데, 는 민주당 편이 되는 것인가.
“아니다. 오히려 더 편하다. 김용민씨에게 대놓고 민주당을 욕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아니지만 국회의원이 되면 자료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김용민씨는 방송을 계속하나.
“를 계속하려고 출마한 건데, 출마한다고 를 그만두나.”
는 언론인가. 제도권 언론인은 선거 90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형평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
“매체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형평성을 따지면 기존 매체의 형평성이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황 아닌가?”
김용민씨의 출마가 에 ‘마이너스’로 작용할까.
“마이너스가 된다, 당연히. 권력을 손쉽게 획득하고, 정치 진출을 바라고 를 했다는 ‘이미지’가 생기는 거니까. 민주당을 비판하는 스탠스가 흩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을 거다. 그런 부정적 요인까지 고려해 처음엔 (출마를) 반대했다. 그러나 마이너스(를 생각하기)보다는 플러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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