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갑 한나라당 전여옥과 고진화
▣ 최성진 기자csj@hani.co.kr

한나라당 안에서 전여옥, 고진화 의원은 곧잘 ‘개와 고양이’ 사이로 비유된다. 전 의원은 당내 강경 보수파를 대표하고 있다. 반면 고 의원은 ‘맨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4년간 고 의원은 사사건건 당론과 반대되는 소수 의견을 내놓았고, 전 의원은 그때마다 고 의원에게 면박을 줬다. “당에서 공천도 주고 의료보험료도 내주는데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놀러다니려면 차라리 나가라”는 것이 전 의원의 주장이었다.
두 사람이 마침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비례대표인 전 의원이 고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동안 전 의원에게 ‘구박’을 받다가 급기야 지역구까지 위협받게 된 고 의원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 의원 본인은 지난 5년간 영등포에 거주했다고 하는데, 지역 현장에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영등포갑은 지난 2004년 총선 때 탄핵 역풍 속에서도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지역구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평가도 없이 불쑥 나타나는 것은 금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보죠.” 고 의원은 또 “지난 4년간 지역에서 일군 성과와 당에서 정한 공천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받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1월29일 선거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전 의원은 한결 여유 있는 표정이다. 이날 사무소 개소식에는 최시중 취임준비위 자문위원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 이명박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 가운데 상당수가 참석했다.
전 의원은 과의 인터뷰에서 “고 의원이 지난 4년간 야당 의원으로서 영등포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며 “나이로 따져도 동생뻘 되는 고 의원의 감정적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파병 나경원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한나라당에서 ‘지역’을 두고 가장 말이 많았던 의원을 꼽으라면 비례대표인 나경원 의원이 첫손에 꼽힌다. 그동안 거론된 지역만 봐도 서울 마포을(통합신당 정청래)부터 서초갑(한나라당 이혜훈), 송파을(한나라당 박계동)까지 강남·북을 두루 오갔다. 나 의원은 지난 5일 송파병(통합신당 이근식)을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거여·마천 지역이 중심인 곳이다.
나 의원은 “송파병은 그간 한나라당 후보가 한 번도 선출되지 않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중 가장 독특한 지역이라 제대로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본선 도전을 위한 당내 예선도 만만치 않다. 같은 비례대표이자, 여성계에서 지분이 상당한 이계경 의원과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해온 이원창 전 의원이 내부 경쟁 상대다.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친이명박’ 계열이다. 외모 때문에 늘 ‘공주’라 불리던 나 의원이다. 이번 도전에서 그는 자신의 별명을 뗄 수 있을까.
대구동을 유승민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한나라당의 이명박계와 박근혜계 갈등의 깊숙한 내부에는 늘 유승민 의원(대구동을)이 있다. ‘친박근혜’ 계보의 가장 열렬한 투사이자, 치밀한 책사이기 때문이다. 그와 대척점에 있는 이재오 의원도 사석에선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친박 쪽 인사는 유 의원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이유로 한때 ‘공천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던 그는, 공천 신청 결과만 보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았다. ‘친이’계로, 가장 강력한 지역 경쟁자였던 박창달 전 의원이 공천 신청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 의원은 안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대구는 마지막 낙하산 공천 가능성이 늘 있는 곳”이라며 “공천을 주지 않으려면 언제든 숨겨진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좌우명은 ‘불요불굴, 초지일관’이다. ‘이명박 시대’에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일편단심’이 변치 않는 그의 운명은 어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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