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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을 외치는 한국인들

등록 2004-06-17 00:00 수정 2020-05-03 04:23

티베트에서 버마를 거쳐 팔레스타인까지 다양한 운동 모색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프리(Free) 티베트에서, 프리 버마를 거쳐, 프리 팔레스타인까지!’

외국에 의해 점령당하거나 군부에 의해 억압당하는 지역을 지원하는 한국 운동의 역사다. 서울에서도 해마다 3월10일이면 ‘티베트 인권·독립회의’가 봉기하고, 9월28일이면 ‘팔레스타인 평화연대’가 깃발을 든다. 3월10일은 티베트 민중봉기일이고, 9월28일은 팔레스타인 인티파타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티베트 인권·독립회의’는 1998년 7월 하이텔의 ‘인도동호회’를 모태로 태어났다. 인도를 여행하다 북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임이 결성됐다. 2000년에는 티베트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한국 입국을 추진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도에 있는 티베트 난민학교를 돕는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연걸(31)씨는 “운동을 시작할 때는 티베트가 중국에 점령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한국인들이 많았다”며 “이들에게 점령 사실을 알린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프리 버마’ 운동은 90년대 후반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가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프리 버마’ 운동은 군사 독재에 탄압당하는 아웅산 수치 같은 민주화운동가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나와 우리’ 같은 인권단체들은 버마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6월 초순에는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 한국 시민운동가들이 버마 민주화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는 지난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팔레스타인을 다녀온 은국씨가 모임을 제안했다. 은국은 5월 한달 동안 라말라, 베들레헴, 라블루스 등 서안지구에 머무르며 인간방패 활동을 했다. 국제 평화단체인 ‘인터내셔널 솔리데리티 무브먼트’(ISM)의 일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ISM은 지난해 이스라엘 군에 의해 숨진 레이첼 코리라는 평화운동가가 속해 있던 단체다. 은국의 제안으로 지난해 8월께 자율적인 모임이 결성됐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는 지난해 하반기에 활발했던 이라크 반전운동의 흐름을 타고 주목받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은 세계 평화운동의 핵심 의제이지만, 한국 안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졌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의 결성은 이런 침묵을 깨는 신호탄이었다. 팔레스타인 평화연대는 매주 화요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올 리브’(All live)라는 웹진도 만들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상황을 한국에 알리는 일뿐 아니라 직접 팔레스타인으로 가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0월, 두명의 여성 회원이 이스라엘 입국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평화연대의 미니는 “국내외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모색할 것”이라며 “시오니스트 상품 불매운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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