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착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2천원짜리 커피’ 나온다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중간 수수료 없애 임대료 33%→8~9%로 낮추기로

2026년 3월24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기흥휴게소의 간식 매점. 용인(경기)=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국토교통부가 ‘비싸고 맛없는 휴게소’라는 오명과 각종 불공정 운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휴게소 입점업체가 중간 운영사를 거치지 않고 공공관리회사와 직접 계약하도록 바꾸고,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도성회)의 휴게소 사업 참여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2026년 7월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기존 ‘한국도로공사-중간운영사-입점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구조를 없애고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현재 휴게소 입점업체들은 매출의 평균 33%(최대 51%)를 도로공사 임대료와 중간 운영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부담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휴게소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또 납품대금 미지급 등 운영사의 갑질과 도로공사 출신 간부의 휴게소 운영사 재취업 등 각종 논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한겨레21이 2026년 4월 세 차례 표지이야기로 이 문제에 대해 탐사 보도하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나서 “아주 시끄럽게 (해결)해 볼 생각”이라고 밝힌 뒤 나온 후속 대책이다.(한겨레21 제1608~1610호, 휴게소의 약탈자들 참조)
국토부는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중간 수수료를 없애고, 입점업체 임대료를 매출액의 8~9%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불공정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줄어든 비용이 음식 가격 인하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면 저가 커피 브랜드 입점이 가능해져 현재 평균 4800원 수준인 아메리카노를 2천원 이하에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2027년 초 공공관리회사를 설립해 휴게소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정부 출자회사나 도로공사 자회사 형태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와 직원은 도로공사 출신이 아닌 민간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관리회사 출범 전까지는 도로공사가 직접 운영을 맡는다. 2026년에는 신설 휴게소인 합천호(상·하행), 월출산과 계약이 종료되는 여주·군위·장유·대천(상·하행) 등 8곳에서 새 운영방식을 먼저 적용한다. 국토부는 2027년 계약이 종료되는 휴게소까지 포함하면 약 100곳이 새로운 체계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휴게소업계 관계자는 “중간 운영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하면 연체나 과도한 수수료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입점업체도 판매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다만 기존 계약이 남아 있는 휴게소와 민자 휴게소까지 어떻게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구현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는 도로공사 전관 구조를 끊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으로 도로공사 현직자와 퇴직 후 3년 이내 직원, 배우자와 직계가족은 휴게소 입점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자회사도 휴게소 사업에서 배제하고, 현재 운영 중인 휴게소 6곳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용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도 추진한다.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도시락·김밥 등 간편식을 상시 판매한다. 지금까지 휴게소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던 편의점 1+1 행사와 통신사 포인트 적립·사용도 입점 조건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휴게소는 장거리 운전에 지친 국민이 편안하게 쉬어가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연내 개장하는 8개 휴게소를 시작으로 불합리한 구조를 혁파하고 국민 편익 중심의 휴게소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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