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에 참여한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왼쪽)과 해초(김아현·가운데), 승준(오른쪽). 플랫폼C 제공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이 이스라엘군에 추가로 나포됐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는 2026년 5월2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유선단연합(FFC) 소속 ‘리나 알 나불시’호가 한국시각 기준 이날 새벽 2시50분께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됐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와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 승준(조나단 승준 리)씨가 탑승 중이었다. 김씨는 2025년 10월 구호선단에 탑승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석방된 바 있다.
앞서 5월18일에는 이 단체 소속 김동현 활동가가 탄 ‘키리아코스 X’호도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한국 국적 또는 한국계 활동가 3명이 이스라엘군에 구금됐고, 구호선단 선박 총 41척이 나포된 상태다. 단체는 이번 항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살해와 가자지구 육·해·공 봉쇄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벌이고 국제법을 위반한 채 평화항해 활동가들을 납치한 이스라엘을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은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나포 사건과 관련해 “최소한의 국제 규범도 다 어기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교전 중이라고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사람을 잡아가도 되느냐”고 따져 물으며 외교 당국에 원칙적 대응을 주문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발부한 체포영장 문제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 여러 나라가 네타냐후 총리가 입국하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우리도 판단해보자”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국인 활동가들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왼쪽)과 무릎이 꿇려진 채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구호선 활동가(오른쪽). 벤그비르 장관 엑스 계정 갈무리
세계 각국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나포 과정에서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이 눈이 가려진 채 무릎이 꿇려진 활동가들에게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주인이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5월20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에 의해 나포·구금된 가자 구호선단 활동가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항의하기 위해 로마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기로 했다.
이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구호 활동가 처우와 관련한 이탈리아 정부 요청을 전적으로 무시한 데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이례적으로 벤그비르 장관을 공개적으로 질책하고 “이스라엘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습에 나섰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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