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025년 8월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씨가 불법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윤석열 부부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과 각종 거래를 한 ‘명태균 게이트’가 발생한 초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주로 이 게이트의 ‘목격자’이자 ‘증언자’ 위치에서 언론에 등장했다. 이 대표는 특히 2021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며 보고 겪은 이야기를 목격이나 증언의 소재로 썼다.
대표적인 게 ‘명태균 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인 2024년 10월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이 2021년 7월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명씨를 통해서 연락이 와 회동한 게 사실이냐는 질의에 “그건 사실”이라며 “입당하기로 확정 짓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명씨를 ‘명 박사’라고 불렀다며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그냥 그전부터 알고 있었던 관계”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024년 10월9일에는 채널에이(A) 유튜브에서 “명태균 사장과 김건희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2025년 8월 현재, 이 대표는 ‘명태균 게이트’의 주요 수사 대상이 됐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5년 7월28일과 7월30일 이 대표의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과 집(서울 노원구 상계동, 경기 화성 동탄)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가 2022년 6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남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 진행한 압수수색이었다.
이 대표의 혐의는 이것만이 아니다. 서울경찰청이 2025년 5월께부터 이 대표가 2021년 경남 지역 정치인 배아무개씨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2025년 8월4일 명씨의 전 변호인 김소연 변호사가 이 대표를 무상 여론조사 수수 등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렇게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한 다양한 혐의로 특검과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겨레21은 공익제보자인 강혜경씨와 명씨의 컴퓨터 자료 등 4.3테라바이트 분량의 ‘명태균 게이트’ 관련 자료를 종합해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봤다.
먼저 이 대표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부터 살펴보자. 2022년 6월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 때 김 전 의원이 받은 국민의힘 공천은 애초 윤석열이 2022년 5월9일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육성 파일 등이 공개되면서 윤석열 부부의 불법 공천 개입 사건으로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 사건에는 이 대표의 역할도 등장한다. 평소 이 대표와 교류하던 명씨가 2022년 4월 강혜경씨에게 이 대표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발언한 것이다. 강씨가 2024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녹취를 들어보면, 명씨는 2022년 4월3일 강씨와 한 통화에서 “어제 준석이한테 사정사정해가 그 전략공천 받았어. (…) 나보고 이기는 여론조사(김영선 전 의원이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당시 후보에 앞서는 조사로 추정) 몇 개 던져달래”라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의 수사보고서에 담긴 이 대표와 명씨의 카카오톡 대화에도 이를 보여주는 내용이 있다. 명씨는 2022년 4월4일 이 대표에게 “피플네트워크리서치(PNR) 여론조사에서 김영선(38.3%) vs 김지수(24.9%) 김영선 전 의원이 13.4%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표님 꼭 도와주세요. 고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 대표는 “넵” 하고 답한다. 이후 명씨는 4월7일(비공표), 4월24일(공표) 여론조사를 이 대표에게 전달한다. 특히 4월24일(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이 대표는 “윤상현 의원한테도 함 교수(함성득) 통해서 토스해주세요”라고 답한다. 윤상현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명씨가 이 대표를 통해서도 김 전 의원 공천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 대표가 명씨로부터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대가 없이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명씨는 이 대표에게 카카오톡으로 2021년 5월15일, 5월23일, 5월29일, 6월5일 등 최소 네 차례 이상 공표되기 전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이 시기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섰을 때다.
이뿐만이 아니다. 명씨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의 부탁으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준 정황도 있다. 강혜경씨는 2022년 4월9일 PNR 대표에게 “건희(은혜) 여사랑 준석(승민)님한테 올라가는 자료라 부탁 좀 드려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을 두고 경쟁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 요청이 김건희씨와 이준석 대표 양쪽 모두에게서 왔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다.
명씨가 2023년에도 이 대표를 위해 2024년 4월 총선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해준 정황도 있다. 강씨가 작업한 자료를 보면, 총선을 다섯 달 앞둔 2023년 11월7일 이 대표의 서울 노원병 출마시 지지율을 조사한 내용이 남아 있다. 명씨가 같은 시기 이 대표의 신당 창당을 겨냥해 지지도 조사를 벌인 통계도 자료에서 확인됐다. 이 대표는 2023년 12월2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명씨가 이 대표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거나 혹은 다른 이가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 특히 이 대표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비용 대납 정황도 있다. 명씨 주도로 이 대표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여론조사가 한창이던 2021년 5월22일 강씨는 “배○○님 이름으로 600만원 입금됐습니다”라며 여론조사 비용 입금을 보고했다. 입금자 배씨는 경북 고령군수 출마를 준비하던 지역 정치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이 대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도 있다. 강혜경씨와 한 대화(2024년 9월10일 녹취)에서 김한정씨는 “그 ××(이준석) 처음에 나올 때 우리 여론조사 우리 돈 내가지고 여론조사 해서 띄웠잖아”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강혜경씨는 한겨레21에 “이 대표의 2021년 당대표 여론조사 비용을 초기에는 김한정씨, 중반 이후에는 배씨 등이 댔다”며 “대납자들은 이 대표 여론조사 비용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와 관련한 여론조사 중에는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도 있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5월13일 비공표 대선 여론조사를 했는데,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지지도도 함께 조사했다. 만 18살 이상 2318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미래한국연구소가 가진 자료에는 응답자가 1277명에 불과한 것으로 돼 있다. 나머지 1041명은 어떤 경로로 확보된 표본인지 확인되지 않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에 적힌 2318명 표본 기준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19.5%, 이준석 19.1%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출처 불명인 표본 1041명을 빼고 1277명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나경원 22.3%, 이준석 18.8%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태균씨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2021년 5월15일 보낸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 내용. 강혜경씨 제공
이 대표는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섰을 때부터 2024년까지 지속해서 명씨의 정치적 조언과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는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두고도 명씨와 긴밀하게 상의했다.
2021년 12월 이 대표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했는데, 이 대표는 이 채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가세연은 무고죄로 이 대표를 다시 고소했고, 무고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이때 이 대표는 명씨와 잦은 연락을 한다. 2022년 9월23일 명씨가 관련 기사를 보내자 이 대표는 “(가세연이) 무고로 끝까지 장난칠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명씨는 “대통령 귀국하시면 제가 직접 만나보고 오겠습니다”라고 답한다. 명씨가 윤석열에게 이 대표에 대한 무고 혐의 수사가 부당하다는 점을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다만 결과적으로 2022년 10월13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대표를 무고 혐의로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의 무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
2023년 3월8일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도 명씨가 이 대표 쪽에서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2023년 2월15일과 2월22일 명씨는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두고 공표 여론조사를 한다. 두 여론조사에서 명씨는 공표 전 이 대표에게 여론조사 보고서를 건넸다. 당시는 이준석계인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나섰을 때다. 이 대표는 친윤석열계인 김기현 의원에 맞선 천 의원의 선전을 바라고 있었다. 특히 2월22일 공개된 여론조사(폴리뉴스와 경남연합일보가 PNR-피플네트웍스에 의뢰, 2월21~22일 조사, 성인 3025명 대상)에서 차기 당대표 지지도 1위가 천 의원으로 조사됐다. 천하람 26%, 김기현 23.2%, 안철수 20.7%, 황교안 8.9% 순이었다. 당시 이 설문조사는 ‘천하람 돌풍’의 주요 근거로도 보도됐는데, 명씨 쪽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였다.
각종 의혹을 두고 이 대표는 2025년 8월4일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공모할 수 있는 관계에 있었던 적이 있는지”라고 반문하며 “(윤석열이) 저를 견제하고 배제하는 움직임 속에서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공모를 했다는 것은 국민이 얼마나 믿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혐의 입증에 매진했으면 좋겠다”며 “전방위적인 정치권 압박은 수사의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의혹 △다른 사람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 △조작 정황이 있는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의혹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겨레21은 이 대표에게 앞서 제기된 의혹들을 질의했으나 이 대표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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