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마약 사건을 대하는 우리(사회) 모습은 쫓기는 꿩이 머리만 풀숲에 처박은 꼴이에요. 그런다고 안전해지는 게 아닌데 딱 그 꼴이에요. 자기 몸은 그대로 드러나 있잖아요. 마약류 중독, 특히 단순 투약은 제대로 치료받아서 해결해야 할 ‘질병’인데, 이걸 보려고 하지 않아요. 범죄로만 보고 비난하는 거죠. 사회안전·국가경제에 폐해를 주는 중독 문제를 해결한다는 대의 때문에 수사나 보도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수사기관은 단속 건수에만, 언론은 자극적 소재로 대서특필하는 데만 신경 쓰면서 근본 문제는 다루지 않아요. 지켜보면 지난 30여 년 발전한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2024년 1월3일 오전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에서 만난 조성남 병원장이 말했다. 우리나라 법정신의학 분야 권위자인 조 병원장은 1988년 군의관을 마친 뒤 첫 직장이 법무부 치료감호소(현 국립법무병원)였다. 이후 국립부곡병원, 강남을지병원 등에서 35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약물중독자를 만나 치료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마약류 중독을 처벌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에서도 회복자들과 함께 △약물중독자 치료공동체 모임(1996년 도입) △약물중독자 자조 모임(NA·Narcotics Anonymous·2005년 도입) △약물중독 치료회복 공동체 다르크(DARC·Drug Addiction Rehabilitation Center·2010년 개설) 등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이식하며 ‘진짜 마약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선균씨는 공인이지만 개인적인 일까지 다 오픈돼야 했을까요? 수사나 보도를 보면서 다시는 방송 일을 하기 힘들겠구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었을 겁니다. 부담이 너무 컸을 겁니다.”
―이선균씨는 범죄 혐의자이면서 협박범죄 피해자이기도 했습니다.
“마약류 투약 혐의자들은 동시에 피해자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판매상들이 처음에는 공짜로 (마약류를) 나눠주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값을 올리는 거죠. 나중에는 협박하고. (투약 사실을) 고발하면 걸려들잖아요. 불법이니까. 그렇게 중독이 심해지죠. 그러다 판매상한테 코가 꿰여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건 일반적이에요.”
―이선균씨 사적 대화를 보도한 방송사 쪽은 “중대 범죄고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마약 투약과 판매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약물중독 문제의 원흉인 공급 사범은 지금보다 엄벌해야 합니다. 공급자 한 사람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중독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투약자는 환자니까 치료해서 재범을 예방해야 합니다. 이선균씨도 사실 협박범과 공급자를 고발한 거잖아요. 그러면 공급한 쪽을 더 집중 수사해야 하는데 이선균씨한테만 관심이 쏠렸죠. (이씨는) 투약 여부도 확실하지 않지만 투약했더라도 치료 쪽으로 접근해야 해요. 수사기관도 언론도 그런 관심이 없어요.”
―이선균씨 공개소환이 문제가 되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그런 수사를 비공개했다면 용납했겠느냐”라고 되레 큰소리칩니다. 검찰은 “투약자까지 엄벌해야 신규 유입이 줄어들 거 아니냐” 하고요. 수사기관이 단순 투약자까지 중범죄자 취급하는 명분 같습니다.
“투약자 강력처벌은 세계적으로 이미 실패한 것으로 증명된 정책입니다. 범죄화했더니 오히려 약물중독이 늘어납니다. 치료로 재범을 줄이는 것이 처벌하는 것보다 약물중독 억제에 효과적입니다. 많은 나라가 단순 투약·소지는 비범죄화하고 치료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지금도 투약자들이 구치소·교도소로 가서 공급처를 더 많이 알아서 나옵니다. 대마(투약)로 들어간 사람이 출소 뒤 필로폰을 합니다. 투약자가 판매상이 돼서 신규 수요를 창출합니다. 처벌이 약물중독을 확산하는 꼴입니다. 다른 범죄자와 떨어뜨릴 목적으로 마약류 환자만 따로 모아놓는 건데, 치료가 따라오지 않으니 자기들끼리 말뽕(약물을 할 때 기억을 서로 말하면서 약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일)하고 교도소·구치소는 ‘약물중독 재발 학교’ 역할만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겁주면 일시적으로 참을 순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겁은 희미해지거든요. 중독이라는 건 안 하고 싶어도 반복하게 되는 성질이 있어요. 한번 중독자는 영원한 중독자라고 합니다. 치료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문제지요.
신규 유입도 그렇습니다. 마약이라고 하니, 모든 걸 계획해서 투약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가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립니까? 자기도 모르게 병이 생기는 거예요. 중독은 의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질병입니다. 대부분은 ‘별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해 중독됩니다. (판매상 등이) 좋은 거라고 꼬시면서 ‘한 번만 하면 어때?’ ‘피로 해소에 좋다’ ‘술 깨는 약이다’ ‘다이어트에 좋다’ 이렇게 접근하거든요. 그런데 한번 맛을 보면 우리 뇌에 각인되죠. 위험하니 접근하지 말라고 했으니 됐다? 천만에요.”
―경찰이 마약류 투약자를 적발했을 때부터 치료를 연계해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한데요.
“경찰·검찰에 고과 점수가 있어요. 투약자를 치료해 회복됐을 때 고과 점수를 10∼20배 많이 주면, 지금처럼 구속하고 처벌하려고만 할까요? 기본적으로 치료를 시켜봐야 인센티브가 없으니 치료기관으로 보낼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런데 투약자를 많이 잡으면 승진시켜주잖아요. (성과 평가가) 건수 위주이기 때문에 그래요. 질적인 수사를 해야 합니다. 판매자도 ‘전문 공급자’와 ‘단순 판매자’(투약하면서 공급자에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경우)를 구분해야 하는데, 묶어서 판매상을 검거했다고 통계를 냅니다. 얼마나 치료해서 회복시켰는지 통계를 내야죠. 교도소를 열 번 다녀와서 또 적발됐다면 교정·교화에 실패했다는 거잖아요.(*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2022년 단속된 마약류 사범 1만8395명 가운데 판매로 검거된 사람은 3492명(19.0%)이었지만 상당수는 ‘소량 단순 판매’ 혐의다. 또 단속자의 절반 이상(51.7%·9521명)이 단순 투약·소지 혐의를 받았다. 회복에 대한 통계는 없다.)
국립법무병원에도 한 해 20명 안 되는 약물중독자가 치료받습니다. 병원은 여력이 있지만 검찰이 치료감호(금고 이상형이 확정된 마약류 중독자 가운데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때 시설에서 치료하는 조치) 청구를 안 합니다. 검사가 청구해야만 치료감호 처분을 받을 수 있거든요. 중독자 본인이나 법원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2019년 위헌법률심판까지 갔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이라 판단했습니다. 이해가 안 되죠.
법원도 마찬가집니다. 중독이 질병이라는 인식을 못합니다. 치료받았다 해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중독 환자가 한 번 치료받아서 회복되면 그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중독은 재발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재발하더라도 일주일 만에 재발했던 사람이 한 달 만에 재발하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하거든요. 약물을 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질적인 변화를 보고 평가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법원은 1∼2년 치료받던 사람이 재발하면 괘씸하게 여기면서 ‘재발했다? 그럼 재범이네. 가중처벌!’ ‘법을 무시하네’ ‘치료 기회도 줬는데 나쁜 놈이네’라고 하죠. 중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현재 법무부 소속이니, 마약 담당 검사를 대상으로라도 교육하면 좋겠습니다.
“법무부와 대검 쪽에 강력부 검사들 교육해야겠다고 뜻을 전했는데, 연락이 없네요.”
―윤석열 정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치료·재활 쪽 지원은 등한시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약물중독의) 치료·재활을 언급한 건 평가할 만합니다. 처음으로 한 겁니다. 하지만 예산 배정 등 실제로 치료·재활 쪽으로 이뤄진 건 별로 없어요. 정부가 마약수사청을 만든다고 추진 중인데 수사 위주죠. 치료·재활 컨트롤타워를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2023년 치료보호 예산 4억1천만원이 올해(2024년)도 똑같아요. 알코올중독 등 다른 중독 치료에는 적극적인 보건복지부가 약물중독에는 ‘원래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이라면서 소극적입니다. 예산은 쥐꼬리만 한데 문제가 많이 생기니 손대기 싫은 거죠. 미국은 약물중독 예산이 350억달러(약 45조원·2021년)입니다. 그 가운데 56%가 치료·예방 쪽이고, 단속에는 44%가 쓰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사에 집중합니다.”
―마약이라는 용어 자체도 정확하지 않고 선입견만 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는 마약류 중독이라고 쓰는데 마약류 대부분은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마약류 사범 대다수(65.4%)가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다. 마약 사범은 13.9%, 나머지는 대마 사범(20.7%)이다.) ‘마약’이란 말이 자극적이다보니 (언론이나 수사기관에서) ‘마약류’라고도 잘 안 쓰고 그냥 ‘마약’이라고 합니다. 실제와도 안 맞아서 다른 나라에선 ‘약물중독’(drug abuse)이라고 하거나, 요즘은 아예 가스나 본드 중독 등을 포함해 ‘물질 중독’(substance abuse)이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마약퇴치운동본부’라는 말도 사실은 잘못된 이름입니다. 마약남용을 퇴치해야죠. 마약류라고 하는 건 필요한 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의약품입니다. 중독 위험이 있으니 굉장히 조심스럽게 관리하면서 처방해야 할 약입니다. 펜타닐 같은 것도 말기 암 환자나 통증이 극심한 환자에게는 구세주입니다. 그런데 이걸 보통 사람들이 즐기려고 남용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필로폰도 원래 각성제로 개발됐고, 지금도 비슷한 성격의 암페타민이 미국에선 항우울증 의약품으로 쓰입니다.”
―약물중독 치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도 부족하다던데요.
“과거엔 병원에 약물중독자가 치료받으러 오면 의사가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 보고하게 돼 있었어요. 그런데 보고가 ‘신고’로 잘못 알려지고, 2000년 7월 법이 개정되면서 보고 의무가 폐지됐지만 여전히 의사들이 그걸 모릅니다. 그래서 가끔 정신과 의사들이 저에게 전화합니다. ‘약물중독자가 왔는데 신고해야 하느냐’고요. 약물중독자가 와도 일반 질환자처럼 치료하면 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치료 경험이 있는 의사가 10명이 안 됩니다. 중독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대부분 알코올중독에 몰립니다. ‘마약류 중독 치료 지정병원’ 중 국립병원이 5곳 있지만 이 가운데 4곳은 아예 환자를 받지 않습니다. 맡을 의사도, 예산도 없거든요. 환자가 찾아가도 못한다고 돌려보냅니다. 민간 병원도 약물중독 환자는 10배 이상 힘드니까 그냥 일반 환자 받지 뭐 하러 약물중독 환자 붙들고 실랑이하느냐고 생각해요. 계산해보니 1년에 치료받는 약물중독 환자가 600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대상을 합쳐도 2천 명 정도입니다. 불법 마약류에 마약성 의약품 중독자를 합치면 우리나라 약물중독자는 200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약물중독자 99.9%가 병원 문턱도 넘지 못하는 거죠. 재발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의사들이 마약류 중독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처방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한번은 프로포폴 중독 현상을 보이는 환자가 찾아온 적이 있는데, 카드명세서를 보니 하루에 10만원짜리를 23번 처방받은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유명 대학병원 의사가 펜타닐을 남발하는 바람에 전국에 있는 펜타닐 중독 환자들이 몰려들어 문제가 된 적이 있어요. 의사가 자격을 유지하려면 3년에 한 번 2시간 필수교육을 받는데, 새로운 마약류와 그 가이드라인에 1시간 정도는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법 마약류나 의료용 마약류나 중독 현상은 똑같습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한 해 동안 펜타닐 남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7만3654명, 매일 201명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처방 건수가 2018∼2021년 67% 급증했다.)
―약물중독에 대한 사회인식도 문제인 거 같습니다. 경기 남양주에 있던 치료·재활 시설 ‘경기다르크’가 문을 연 지 5개월 만인 2023년 9월 주변 학교 학부모들 민원에 쫓겨났습니다.
“학부모들은 마약의 ‘마’ 자도 무서운 거예요. 멀리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천만에요. 인터넷 등으로 지금은 마약류가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멀리한다고 아이들이 모르는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중독에 대해 자주, 제대로 교육해야 합니다. 미국은 유치원 때부터 ‘세이 노 프로그램’(say no to drugs)을 합니다. 마약류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인 이해를 넘어 세뇌에 가깝게 마약류를 거절하는 훈련을 하죠. 우리나라는 마약류를 쉽게 접할 환경은 됐는데, 여전히 마약류 중독을 예방하는 건 꺼립니다. 그냥 마약류에 손대면 비난하는 게 전부죠.
비난해서 회복되고 근절되면 비난해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 언론처럼 일회성 비난으로 까발리기만 하는 식이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비난받은 사람들이 숨었다가 재발하기만 하죠. 근본 문제가 뭔지를 정확히 알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번 약물중독 경험이 있으면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 같습니다.
“회복자들은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엄청난 재산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단순 투약자는 교도소에 들어가지도 않고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교도소에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치료·회복과 관련한 직원의 80%가량이 이 교도소를 통해 치료받은 뒤 정해진 자격증을 딴 회복자들입니다. 중독자의 심정을 너무 잘 아니, 그 자체가 자포자기하는 중독자들에게 희망인 거죠. 우리는 오히려 (약물중독 회복자에게)공무원 시험 자격을 제한합니다. 재활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공하면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오히려 박탈하는 셈이죠.
우리나라도 연예인 회복자들이 박수받고 이렇게 치료받고 회복됐다고 말한다면, 약물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대중에게 말한다면 재발 방지와 예방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과거에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담배의 폐해를 알려서 흡연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이주일씨한테 왜 담배를 피웠냐고 비난하지 않았죠.”
―환각에 빠진다 정도로 알려졌지만 마약류 중독에 따른 치명적인 증상을 설명해주세요.
“환각 이런 걸 너무 쉽게 사용하는데, 사실 환청·환시·환촉 같은 건 말기가 돼야 나타나는 심각한 증세입니다. 일단 조현병·양극성장애·우울증·불안장애·강박장애 등 각종 정신병이 생깁니다. 약물환자들끼리 ‘쭈라’ ‘따라꾸비’ ‘상태’라고 하는 증상이죠. 강남을지병원에 있을 때 한 중독 환자가 수유리에서 강남을지병원까지 5시간에 걸쳐 온 경우가 있어요. 미행이 따라붙어서 따돌린다면서요. 신체적인 문제도 생깁니다. 치아가 빠지고 간경화, 고혈압 등 문제가 따라옵니다. 되도록 빨리 치료받아야 합니다. 늦을수록 후유증이 심해지고 정신질환은 더 강해집니다.”
―앞으로 계획도 소개해주세요.
“우리 사회는 지금 약물중독이 급속히 늘어날 위험성이 큽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마약류에 노출돼 있습니다. 5만원만 있어도 판매상을 직접 만날 필요도 없이 마약류를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골든타임인 거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타이밍을 놓치면 확 터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1년간 마약류를 접한 인구가 6100만 명에 달합니다.
2024년 2월에 법무병원장 임기가 끝납니다. 서울 쪽에서 약물중독 환자 볼 곳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마약류 중독 예방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약물중독 치료·재활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구심체도 구상 중입니다. 아들 약물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탤런트 차인표씨, 로버트 할리씨 등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독이라는 어쩌면 만연한 질병의 단초를 중독자 개개인에게서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중독이라는 건 아주 작은 걸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서 말초적인 쾌감을 느끼는 겁니다. 그게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빠져드는 거죠. 회복은 약물중독 전에 느꼈던 일상생활에서 꽃 한 송이를 보고 느끼는 즐거움을 다시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억지로 참는 건 의미가 없죠.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 만들기는 근본적으로 건강한 생활, 건강한 놀이문화에서 시작됩니다. 지금처럼 대인관계는 줄고 학습만 강조하는 교육체계에서는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맛볼 기회가 확 줄었어요. 게임·스마트폰·도박·일 중독 등 각종 중독에 빠지기 쉬운 사회가 되어가는 거죠.”
공주(충남)=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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