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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잡는 정부, 대들면 다친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구속하고 〈PD수첩〉 이춘근 PD 체포, 언론 장악 시나리오 들이밀기
등록 2009-04-03 17:03 수정 2020-05-03 04:25

이명박 정부의 ‘언론계 새판 짜기’ 프로젝트가 언론인 인신 구속이라는 폭압적 형태 속에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를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라는 최시중씨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앉은 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은 여의도에서 축출됐다. 그리고 이번엔 회사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이춘근 문화방송 〈PD수첩〉 PD가 체포됐다.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송일준·조능희·김보슬 PD와 김은희 메인 작가 등은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서 ‘사수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검찰은 “취재 원본 테이프가 필요하다”며 심지어 이들의 집까지 송두리째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이춘근 문화방송 〈PD수첩〉 PD를 체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3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 모인 노조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한겨레 김명진 기자

검찰이 이춘근 문화방송 〈PD수첩〉 PD를 체포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3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에 모인 노조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한겨레 김명진 기자

‘언론악법’, 방문진 교체 일정 줄줄

보도 당시 프로그램을 진행한 송일준 PD는 3월27일 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한 프로그램에 대해 다른 반박 수단이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실을 가리는 게 아니라 물리력으로 조사하겠다면, 끝까지 부당한 수사에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PD수첩〉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문이나 방송 할 것 없이 모든 언론의 존립 기반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언론계에는 정부가 체포·구속과 같은 폭력적 방식을 동원해 방송계를 향해 강경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을 올해 중반 이후 펼쳐질 미디어 관련 일정과 연동해 보는 시각이 강하다. 현재 여야 합의에 따라 구성된 미디어발전위원회가 100일 동안의 활동을 마치고 나면 6월께 미디어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어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과 한국방송·EBS 이사들의 임기가 8~9월 잇따라 끝난다. 정부가 방송계의 격변을 앞두고 YTN 노조와 문화방송 〈PD수첩〉에 대한 손보기 수사를 통해 ‘대들면 다친다’는 학습효과를 미리 심어놓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겁주기 효과가 이미 효력을 발휘하는 듯한 모습도 일부 보인다. 이병순 사장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는 한국방송의 보도·시사 프로그램에 이어 문화방송 보도 또한 권력 비판에 미온적이라는 의견이 노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3월6일에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고교 1년 선배이자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인 전영배 문화방송 기획조정실 통일방송협력팀장이 보도국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논리정연한 클로징 멘트로 말미를 장식해온 신경민 앵커가 4월 개편 때 마이크를 내려놓을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문화방송의 한 기자는 “이른바 정권의 방송 장악 3인방이라는 최시중 위원장·이동관 대변인·신재민 문화부 차관의 눈에 신 앵커가 얼마나 밉게 보였겠나”라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 켜기 전 걸림돌 처리 속도전”

문화방송과 YTN 노조를 비롯해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등은 정부 방침에 적극 대응할 태세여서 오는 4월이 정부의 ‘언론계 새판 짜기’ 프로젝트에서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군 촛불 정국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한편,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와 연예비리 사건 등의 틈 속에서 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하기 위해 촛불이 켜지기 전에 여러 걸림돌들을 처리한다는 목적을 갖고 속도전을 하고 있다”며 “문화방송 압수수색 등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를 대비해 단계적이고 효과적인 투쟁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D수첩〉 김은희 작가 인터뷰
“부끄러운 방송은 만들지 않는다”


이춘근 PD가 강제 구인된 다음날인 3월26일, 김은희 작가를 만났다. 〈PD수첩〉 ‘광우병’편 메인작가로 소환 대상자 6명 중 한 명인 그는 수척했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자꾸 이런다”며 인터뷰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하지만 “부끄러운 방송은 만들지 않는다”는 소신을 말할 때면 누구보다 강해 보였다.

-안색이 좋지 않다.

이춘근 PD 체포 소식을 일하다가 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어처구니없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그때 심정을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3월24일이 작가 소환일, 25일이 PD 소환일이었다. 강제 구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긴 했는데, 변호인조차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으니 너무 염려 말라고 했었다. 이번 일로 낮엔 일을 못하고 밤에만 일을 한다. 신경성 위염인 듯한데 병원도 못 가고 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지난주 목요일인가에 한 신문사 기자가 내 전자우편이 압수수색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작가들은 문화방송 메일 계정을 쓰는 PD들과 달리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 메일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압수수색이 용이하다. 검찰이 내가 벗들과 나눈 전자우편으로 사생활까지 알고 있을 걸 생각하면 끔찍하다. 집엔 며칠 동안 잘 못 들어갔고, 문이 잠겨 있어 압수수색을 못한 걸로 안다.

-‘사수대’가 〈PD수첩〉 제작진을 보호하는 중이다.

작가의 경우 문화방송 직원은 아닌데 같이 농성하거나 건물에 갇혀 있을 수도 없고 고민이 많았다. 어젠 일을 하고 있노라니 후배 작가 두 명이 집에 가지 않고 내 주위를 맴돌더라. 후배들이 나중에 ‘사수대’를 자처해 한 번 웃었다.

-보조작가는 어떤 상태인가.

보조작가는 아예 작가 일을 그만둔 상태다. 언니와 같이 사는 집을 수색당했다고 들었다. 바로 잡혀갈 수 있는 상황이다. 누가 보호해줄 수 있겠나. 긴밀히 연락은 하고 있다.

-구성작가들이 소환 반대 성명을 냈다.

〈PD수첩〉 사건 이후 다른 방송사에서도 시사 프로그램이 위축된 면이 있다. 앞 정권, 그 앞 정권에서도 10년 넘게 일을 해왔는데 한 번도 이런 환경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요즘엔 ‘이 아이템을 하면 좀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또 고소당하면 어떡해’ 하는 말을 듣곤 한다. 농담이긴 하지만 예전엔 한 번도 하지 않던 농담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가들에게 압력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미리 막겠다는 의도가 느껴진다. 구성작가들이 소환 반대 성명을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반나절도 안 돼서 지금 일하고 있는 모든 작가들이 서명을 했다. 작가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PD수첩〉 제작 이후 1년, 어땠나.

(한숨을 쉰 뒤) 광우병 편은 방송 제작 자체도 매우 힘들었다. 내가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서는 PD와 함께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광우병 편은 ‘이건 진짜 묻히면 안 되는 얘긴데’란 간절함으로 만들었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의 수입이 가능해진 이유를 추적하면서 미친 듯이 매달렸다. 방송이 나간 뒤 ‘묻히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조·중·동’에 의해 짓밟히면서 충격이 컸다. (우리가 쓴) 많은 자료가 조·중·동 보도에서 발췌한 것인데 말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신념은 하나다. 부끄러운 방송을 하면 안 된다는 것. 지난 1년간 나를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작가로 만드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1년간 인터넷에 직접 글쓰기로 대응을 했더라.

농담 삼아 “내가 살고 싶어서 썼다”고 말했다. 담아두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지난 해 〈PD수첩〉팀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들이 조중동에 도배가 돼도 그게 정부나 단체가 아니라 모두 정지민이라는 한 개인의 주장을 인용하는 형식이었다. 프로그램이나 거대 방송사가 한 개인을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아마도 조중동은 그걸 노렸을 것이다. 고민 끝에 내가 개인 대 개인으로 대응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레사 빈슨과 다우너 소 동영상, 의도적 오역 등 핵심적인 부분들에 대해 정씨를 상대로 한 편지 형식으로 매체에 기고를 했다. 그 밖에도, 알다시피 정씨는 팩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 운운하는 주장들을 끊임없이 해댔고, 조중동은 최소한의 확인절차 없이 대대적으로 받아썼다. 참다못해 정씨한테 인터넷 쪽지를 보내 쉽게 확인 가능한 팩트만이라도 정정하고 가자고 했다. 단순한 문제였는데도 차근차근 설명하고 이해시키느라 애먹었다. 결국 20여 회 쪽지를 주고받은 뒤 내가 제기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사과를 받았다. 그 직후 수신거부를 당했다. 내가 직접 당신의 의혹에 대해 다 설명해주겠노라, 카페를 개방하거나 제 3의 게시판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역시 거부당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수사하는 검사나 우리에게 비난을 퍼붓는 조·중·동이 이 사안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바보가 아닌 이상 프로그램을 안 본 것도 아니고 진실을 알 텐데 저런 식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뭘까. 이런 시국에 이런 생각은 너무 나이브하지만, 권력이든 자리든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욕망과 욕구가 참 대단한가 보다 싶다. 이런 검사와 거짓말을 쓰는 언론인을 지탱해주는 힘이 뭘까 궁금하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노경희 작가가 김 작가의 곁을 지켰다. 올해 한국PD대상에서 ‘올해의 PD’상은 〈PD수첩〉 광우병 편이, TV 시사다큐 부문 상은 이 받았다. 노경희 작가가 메인작가니 시사교양 프로그램 최고의 작가 두 사람이 함께한 셈이다. 노 작가는 “이제 와서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를 걸어 다시 제작진을 소환하는 건 표적 수사일 수밖에 없다”며 “다음은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처지’라 5개월 동안 만들던 방송도 그만둔 상태다. “적들에게 얼굴을 알려주고 싶지 않다”는 김 작가의 뜻을 존중해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YTN 노조위원장에게 부끄러운 선배가
“세 아이 생각하며 바위처럼 버텨다오”



3월26일 저녁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 모인 언론노조 조합원과 시민들이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 신소영 기자

3월26일 저녁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 모인 언론노조 조합원과 시민들이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 신소영 기자

노 위원장. 400여 조합원의 대표이자 불혹을 넘은 후배이지만, 오늘은 그냥 이름을 부르고 싶구나. 종면아, 노쫄면, 이 친구야.
나이 들면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는 말이 맞긴 맞나 보다. 요즘 들어 부쩍 물먹은 병아리처럼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3월24일 저녁, 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남대문경찰서로 돌아온 네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것을 보면서도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잘라 말하지만 너는 죄가 없다. 도망친 적도, 감춘 것도 없고, 재범의 우려는 더더욱 없다. ‘공정성이 최고의 상품가치인 언론사의 사장에 대선특보 출신이 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양심의 문제이지 어찌 사법적 단죄의 대상이 된단 말이냐.
지난해 7월 주주총회 날치기 사태로 YTN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갈 때 네가 노조위원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섰지. 그때 물었다. “너 학생 때 운동했니?” “아니요. 운동권으로 앞장서진 않았지만 비겁하게 행동하지도 않았습니다.” 또 물었다. “구속될 각오는 돼 있니?” “예.” 평소의 너다운 대답이었다. 자기 잇속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앞세우고 원칙을 중시하는 성품이 드러나 있었다. 꾀바른 것 같으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그 무언가가 네겐 있었지.
을 만들 때도 그랬지. 어느 날부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3분짜리 작품을 만들어내고 혼자 수십 개의 녹화 테이프를 샅샅이 뒤져가며 말이다. “가공하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는 네 아이디어로 출발한 이 후배에게 물려줄 때는 기자 세 명과 작가 세 명이 투입되는 YTN의 대표 콘텐츠가 됐지.
넌 유난히도 ‘보통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후배였다. 노태우씨 버전의 ‘특별한 보통 사람’이 아니라, 노종면 버전의 ‘소탈한 보통 사람’ 말이다. 그러다 보니 제 잘난 맛에 사는 기자 집단 내에서도 유난히 친구가 많았다. 너의 참사랑 현정씨와의 결혼만 해도 그렇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10년 연애를 결혼으로 골인시켰지. 부모님이 오시지 않은 결혼식에서 네 마음도 아팠을 게다. 하지만 지금 현정씨는 세 아이의 엄마로, 너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굳건히 서 있더구나. 게다가 부모님의 가장 사랑하는 며느리가 됐으니, 또 한 번 노종면의 마술이 통한 것이냐.
8개월 이상, 구본홍씨의 내정 단계부터 본다면 1년 넘게 지속돼온 YTN 노조의 투쟁을 돌이켜본다. 너는 처음부터 ‘상식’을 외쳤다.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이뤄낸 암묵적 합의를 지키자고 했다. 지난 정권이 대통령의 특보를 한국방송 사장으로 보내는 데 실패했으니 이번 정권도 같은 시도를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거기서 더 나가지 않았다. 그 사이 김인규씨의 자진 사퇴로 한국방송 사태가 봉합됐다. “한국방송 공채 1기인 김인규씨는 용퇴하는데, YTN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구본홍씨는 왜 후배들의 목을 쳐가면서 버티고 있나.” 괴로웠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우리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기억하겠지. 찾아오는 야당 인사들을 말리기까지 했다. 지금도 회사 앞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것은 YTN이 정부 소유여서가 아니다. 우리가 객관성과 중립, 불편부당을 추구하는 언론인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외국 대사관의 고위인사 한 분을 만났다. 지난해 촛불사태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내놓더구나. “광우병 자체보다 국민을 납득하지 못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가 문제였다”는 게다. 그는 “대통령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이끌고 정책을 팔아야(sale) 한다”고 충고하더라.
나는 이명박 정부가 결국 언론과의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다. 언론을 통하지 않으면 국민과도 소통할 수 없으니까. 언론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 서서 정부를 감시하도록 국민이 위임한 ‘미디어’이니까.
40줄에 들어선 세 아이의 아버지요, 싸움꾼도 아닌 네가 ‘공정방송 쟁취 투쟁’의 선봉에 선 이유를 너는 이렇게 설명했다. 바로 내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내 아이들이 살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언론의 공정성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일제강점기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애국지사와 민주투사들이 살해당하고, 구속되고, 핍박받으면서 이뤄낸 결과다. 우린 그런 질곡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지. 민주주의 시대에 바른말을 하는 언론인이 구속될 일은 없다고 믿었다. 그런 우리가 바보가 아니었길 바란다.
네 말처럼 분노는 하되 흥분하진 않으려 한다. 우리에겐 아직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동료를 차가운 감옥에 버리고 가는 조직에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노종면 위원장, 당신을 반드시 YTN의 이름으로 구해낼 것이다. 그대는 이미 명예를 얻었다. 이제 쫄면처럼 질기게, 바위처럼 단단히 버티기만 해다오.
송태엽 YTN 보도제작팀 차장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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