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대로라면 이는 피고가 임대차계약서상의 금지사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입니다. (중략)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합니다.”
‘제2의 출입문’을 두고 영업 계속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방 빼!”를 선언했다. 자신이 소유한 서울 양재동 영일빌딩 지하 1층에 입주해 있는 유흥주점에 대해서 말이다. 이 대통령은 11월7일 이 유흥주점 업주 이아무개(36·여)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건물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계약 때 음식점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이를 어길 경우 지체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이에 근거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자신 소유의 건물에 입주한 유흥주점에 방을 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7월과 11월 <한겨레>에 이어 올해 4월 <한겨레21>이 이 문제를 잇따라 지적한 뒤에야 뒤늦게 내려진 조처이다.
대통령이 ‘개인 이명박’의 자격으로 민사 송사까지 나서도록 만든 이 유흥주점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는 ‘대선후보와 섹시클럽’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서울 양재동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간판을 만난다. ‘○○ 섹시클럽, 미모의 아가씨 100명 항시 대기, 팁 40000원.’ 멋들어진 건물의 외양에 견줘 품격이 떨어지는 간판이다. 건물 소유주는 바로 이명박 후보. 우리는 ‘미모의 아가씨’들이 업주에게 벌어다준 돈의 일부를 월세로 챙겨가는 건물주 대통령을 모시게 될 수도 있다”라고 썼다.( 2007년 7월18일치 26면)
공직 후보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던 이 대통령과 관련해 서울 도곡동 땅과 (주)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등 여러 굵직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 ‘유흥주점 입주’건은 묻히는 듯했다. 물론 그렇게 어물쩍 넘어가는 사이 유흥주점의 영업은 계속됐다.
4개월 뒤인 11월에는 이 유흥업소와 관련한 두 번째 기사가 나왔다. 한 여성 접대부는 손님으로 가장한 취재진에게 “2차 비용은 20만원이고 이 가운데 15만원 정도를 가져간다. 다른 곳보다 벌이가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사장으로 있던 빌딩 관리업체 대명통상 직원들이 성매매를 하기 위해 숙박업소로 나서는 접대부들을 위해 ‘제2의 출입문’을 열어주는 등 성매매 영업에 ‘협조’하고 있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2007년 11월19일치 10면)
하지만 이번에도 이 대통령 쪽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당시 이 대통령 캠프 오세경 변호사는 “(해당 업소는) 유흥업종으로 적법하게 허가를 받은 곳”이라며 “우리가 직접 점검하기도 하는데, 불법은 없는 것으로 안다. 성매매 알선은 잘 모르겠다. 이 후보에게 이 빌딩 지하의 업소에 대해 한 차례 보고를 했고, 이 후보가 ‘적법한 범위에서 영업하도록 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보도 뒤 관할 서초경찰서가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흐지부지됐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에서는 이 문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 업소는 잠시 문을 닫았다가 얼마 뒤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또다시 6개월가량이 흐른 뒤인 올해 4월. 이번엔 취재진이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해당 업소를 찾았다. 업소 이름이 ‘ㅋ섹시클럽’에서 ‘ㅅ노래빠’로, 광고 문구가 ‘미모의 아가씨 100명 항시 대기, 팁 40000원’에서 ‘노래+안주+음료=무료, 단체 50인석 완비’로 순화(?)돼 있었다. 하지만 내부는 여전했다. 자리 기본이 3만원, 접대부 봉사료가 한 명당 6만원. 마담은 “이쁜 애들로 넣어드릴게. 2차? 2차는 오빠가 애들한테 잘 말해보셔”라는 친절함을 보였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내용이라면 (청와대가 아니라) 빌딩 관리인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사실관계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 내용을 파악한 뒤라야 구체적인 답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708호 줌인 ‘2차 돼요? 남자하기 나름이죠’)
잇따른 보도에도 이 대통령 쪽은 이 유흥주점과 관련해 공개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유흥주점 업주에게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이 이번 소송의 소장을 통해 밝혀졌다. 이 대통령은 소장에서 “2007년 11월 언론 보도 뒤 임차인에게 계약 위반임을 알리고 계약 해지 및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업주가 업종을 노래방으로 변경하고 앞으로 법 위반 사항 발생시 계약 해지를 수용하겠다고 답해 소송까지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 기사대로라면 피고는 임대차계약서상 금지사항을 위반한 것이고, 2007년 12월께 언론 보도 뒤 약속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기사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결국 문제가 처음 제기된 지 1년4개월, 성매매 영업 사실이 보도된 지 1년, 접대부 고용 유흥주점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7개월 만에 이 대통령 쪽에서 공식적인 ‘액션’에 나선 셈이다. 뒤늦게라도 자신 소유의 건물에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유흥주점에 대해 대응을 하고 나선 게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건설 사장과 서울시장 시절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보였다는 이 대통령이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굼뜬 자세를 지켜온 이유는 여전히 궁금함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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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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