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조합(생협)이 파는 농산물과 가공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승부수. 친환경유기식품유통인증협회가 이달 초부터 시행에 들어간 ‘A마크’ 스티커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정찬율 생활협동조합(생협) 사무국장
기존의 ‘K-CODE’ 스티커를 대체하게 된 ‘A마크’ 스티커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어 있다. 협회의 정찬율(47) 사무국장은 “위·변조를 막기 위해 올해 2월 한국조폐공사와 양해각서를 맺어,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시변각 보안잉크를 적용하고 각 스티커마다 고유한 유통인증번호를 인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배추·당근·사과 등에 조폐공사가 인쇄한 스티커를 붙일 필요까지 있을까? ‘개 발에 편자’ 아닐까?
지난 2003년과 이듬해 일어난 일부 생협 소속 생산자의 일탈행위는 생협의 신뢰도에 금이 가게 했다. 자신이 생산하지 않은 곡식을 사다가 납품하거나 수입품을 섞은 사례가 발견된 것. 그러다 보니 총량규제가 필요했다. 생산자가 얼마나 생산했고 그중 어느 정도를 출하했는지, 전체 판매량은 얼마인지까지 파악할 필요가 생겼다. 2005년 협회가 출범을 했고, 2006년 말부터는 총량규제가 가능한 시스템이 가동에 들어갔다.
정 국장은 “현재는 생산지에서 얼마나 파종을 했는지부터 병충해 발생, 예상 수확량, 최종 수확량 등을 농가가 체크해 우리 시스템에 등록을 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우리가 직접 방문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해당 농산물이 협회의 관리와 인증을 받은 제품임을 보증하는 ‘K-CODE’도 도입이 됐다. 하지만 스티커 제작업체에 “우리도 그 스티커를 인쇄해줄 수 없겠느냐”는 불온한 전화가 걸려왔다. 협회의 신뢰도를 훔쳐 엉뚱한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친환경 유통업체들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위·변조 방지기술이 필요했던 것이다.
개별 스티커마다 유통인증번호가 붙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이제 깻잎 한 단을 사도 협회 누리집(www.kcod.or.kr)에 들어가 내가 산 깻잎이 언제 어디서 키워져 출하됐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건 덤이다.
이미 5만여 명이 이용하고 연간 1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협회 소속 44곳 생협들이 ‘먹을거리 불안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신뢰 확보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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