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서울 강북구민들이 구의회의 의정비 인상에 행동으로 나섰다. 지난 1월24일 민주노동당 강북구위원회가 중심이 돼 의정비 인하 조례 개정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우성구(38)씨다. 우씨는 개인적으로 서명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이웃 구민들을 설득해 서명을 받는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그가 나선 것은 “주민들이 알아야 하고, (구의회는) 주민들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의정비 인상을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는 “인상이 좀 돼서 구정을 잘 살피고 열심히 활동하는 건 좋은데, 어떻게 3200만원의 연봉을 하루 아침에 63%나 올려 5375만원으로 책정할 수 있냐”며 “서울시에서 재정 자립도가 가장 낮고, 구 재정도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본인들 봉급만 올려 배를 불리겠다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 동의 없이 투명하지 않게 진행된 의정비 인상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가 구의회의 처사를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건 그의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나랏돈 보조를 받으면서 운영되는 ‘돌산아동청소년센터 판’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그는 교육복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청 쪽에 몇 번이나 손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돈이 없다”는 답변과 함께 거절당했다. “복지 예산이 없다고 만날 타령하면서, 자기들 밥그릇은 챙기겠다고 하니….”
그가 구의회의 독단을 막으려면 5543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내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야 한다. 그는 “이번 일이 주민들의 구정 감시와 구정 참여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안산에 있는 조선족교회 인권센터에서 간사로 활동하다가 늦깎이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지금은 돌산교회에 적을 두고 있는 전도사다. 기자가 인터뷰를 매듭지으려 하자, 그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보탰다. “SH공사가 임대 아파트 지하에 둥지를 튼 16명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폐쇄하겠다고 해서 걱정이다. 한때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 임대아파트의 지하 공간 활용을 격려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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