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칼자루 휘두를 감투는 아니지만, 기왕이면 앞길 감감한 국내 사진가들을 외국에 제대로 알려줄 창구를 차려봤으면 합니다.” 사진계의 신사 혹은 귀족으로 불리는 스타 작가 구본창(54)씨는 요즘 카메라 앵글에 눈맞추기보다 ‘비즈니스’에 더 고심한다. 지난달 초 대구 국제사진비엔날레의 2회째 행사를 총지휘하는 전시감독으로 임명된 뒤부터다. 서울과 대구, 그의 개인전이 열린 부산과 일본 등지를 거쳐가면서, 한 주간신문의 사진 편집도 손봐주면서, 국제 행사의 틀거지를 짜내는 중이다. 사진 애호가들에게 구본창은 자기 멋에 작업하는 개인주의자다. 내면적 의식을 고집스레 반영한 일상 정물, 풍경 사진을 줄곧 뽑아온 그가 지방 문화계의 텃세와 지자체 공무원들의 관료주의와 맞닥뜨려야 하는 자리로 들어간 까닭은 무엇일까.
“조직위원과 사진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았어요. 제 작품 찍기도 바쁘지만, 아직 변방인 국내에 외국 작가나 기획자들도 오고 싶어하는 사진마당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아시아 사진에 관한 한 대구를 떠올리도록 만드는 게 목표인데 나름 자신 있습니다.”
빈말은 아니다. 유학한 독일에서 돌아온 뒤 1988년 처음 기획한 ‘사진의 새시좌’ 전이나, 90년 공동 기획한 ‘한국 사진의 수평’ 전 등은 당시 서구 현대사진과 유학파 사진가들의 젊은 흐름을 선보인 자리였다. 2000년 미국 휴스턴의 포토페스트에서는 배병우, 이갑철씨 등과 함께 한국관을 꾸미기도 했다. 그는 “풍부한 해외 사진전 기획 경험과 인맥을 살려 대구 비엔날레의 존재감부터 보여줄 생각”이라며 “아시아의 초창기 사진들, 한·중·일 사진사의 명품과 현대 문제작들을 두루 볼 수 있는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구씨는 지난해 12월 초 부산 해운대에 새로 문을 연 사진 전문 공간인 고은사진미술관에서 개관전(2월5일까지, 051-744-3924)을 열고 있다. 백자 사진 연작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비누 등의 일상 사물 연작 등을 전시하면서 관객의 열기에 놀랐다고 했다. “워크숍 때 알리지도 않았는데 청중이 전시장을 꽉 메웠어요. 지역 애호가들의 이런 갈망이 지역 사진 잔치의 존재 이유겠지요. 일상의 변두리에 애정을 주는 게 제 작업의 특징인데, 대구와 부산의 사진전에도 그런 온기를 불어넣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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