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남산 터널 입구부터 꽉 막혔다. 얼른 차를 돌렸다. 다시 퇴계로에 올라섰다. 차가 바닥에 딱 달라붙었다. 겨우 한남대교 코앞까지 움직였지만, 다리를 건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급히 윤형식(46) 한국정책방송(KTV)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된 대면 인터뷰는 전화 인터뷰로 바뀌었다. “여기 오시려면 지하철이나 자전거를 타고 오셔야 하는데요….” 자전거? 그가 있는 곳은 강남 선릉역 부근이다. 교통체증으로 대면 인터뷰는 좌절됐지만 덕분에 듣고 싶었던 자전거 얘기가 자연스럽게 풀려나왔다. 강북 정릉에 집이 있는 그는 원장이 된 지난 3월부터 매일 자전거 출퇴근을 한다. 1시간10분밖에 안 걸린다고 한다. 아침 7시30분 이전에 출발하지 못하면 자동차로는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그는 한동안 자전거를 잊고 살았다. 1983~94년 독일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통학을 자전거로 했다. 하지만 “도로가 자전거 친화적이지 않은” 한국으로 돌아와선 최근까지 그도 도시의 상징물인 자동차를 몰았다. 그렇지만 자동차가 주는 일상의 ‘불편’이,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 다시 자전거를 찾게 만들었다. “국민대 아래 배밭골에서 정릉길을 따라 쭉 내려오다가 제기동 고대 옆으로….” 그가 꼽는 난코스는 10여 곳. 때론 자동차 때문에 출근길이 막히고, 자동차 때문에 위험해진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청계천9가 쪽에서 한강변 영동대교 밑까지의 일부 구간이다.
그가 꿈꾸는 건 자전거만의 세상은 아니다. 도로 교통의 엄연한 주체로서 자전거를 인정해달라는 것과, 자동차와의 공존이다. “인도의 일부를 점령하는 게 아니라, 차도 위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야 합니다.” 단지 레저용이 아니라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주목하는 그는 지난 8월 자전거 타기 모임인 ‘발바리’ 행사에 참가해 차선 하나를 자전거에 내달라며 광화문에서 여의도까지 페달을 밟았다. 그는 전용 차선을 만들어주면 많게는 서울 시민의 4분의 1, 3분의 1이 자전거를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이용할 날도 올 수 있다고 믿는다. 출퇴근 교통수단에서 출발한 그의 자전거 얘기는, 자동차가 가속화한 대형마트 중심의 소비패턴, 자전거 산업의 활성화, 환경·교통 문제, 국민 건강 등 숱한 가지를 쳤다. 그 편린들이 KTV에서 10월10일과 17일 밤 9시 ‘자전거와 자동차’와 ‘자전거와 도로’로 2회에 걸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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