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김영하(17·서울 동명여고 2학년)양이 인터넷 항공동호회 카페 ‘날병아리’
(cafe.daum.net/teencrew)를 꾸린 건 2005년 7월이었다. “승무원(스튜어디스)을 지망하는 10대들끼리 모여 정보도 교환하고 알콩달콩 얘기를 나눠보자”는 취지였다. 현재 회원 수는 4500명을 웃돌고 있으며, 회장 자리는 초기부터 줄곧 그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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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할머니, 동생이랑 미국에 갔다가 저 혼자 먼저 돌아오게 됐어요. 안 되는 영어를 써가며 간신히 게이트를 찾아 탑승했는데, 제 구역을 맡아준 언니(스튜어디스)가 신경을 많이 써줘서 고마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 때문에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스튜어디스 꿈을 더 굳힌 것 같아요.”
승무원 꿈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보던 그는 ‘다음 카페’에서 ‘전현차’ 모임을 발견했다. 전·현직 승무원과 차기 승무원들을 아우르는 항공동호회였는데, 그에겐 뭔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전현차는) 20대 언니들 위주의 동호회여서 10대인 우리끼리 얘기하는 공간이 따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넷 카페 모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고, ‘날고 싶은 병아리’라는 뜻을 담아 모임 이름을 날병아리로 정했죠.”
김양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10명의 운영진이 관리하고 있는 날병아리 카페에는 국내외 항공사, 공항에 대한 정보와 회원들의 비행 체험 따위가 실려 있어 승무원을 준비하는 10대 학생들의 정보 교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날병아리 회원들은 인터넷 모임을 넘어 방학 때면 오프라인에서 ‘정모’(정기 모임)를 열어 서로의 꿈과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날병아리 모임을 이끈 경험 덕에 김양은 학창시절에 즐거운 추억 한 가지를 더 보탰다. 지난 9월6일 대한항공의 A380(에어버스) 시험 비행에 초청받아 ‘하늘을 나는 5성 호텔’로 일컬어지는 세계 최대 여객기에 탑승하는 경험을 한 것. 김양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애초 예정했던 울릉도 쪽으로는 못 가고 제주 상공에서 돌아온 게 아쉽긴 했지만 편하고 좋았다”며 “2층 구조로 된 게 신기했고 전체적으로 (동체가) 예뻤다”고 품평했다. “이 일(스튜어디스), 쉽지 않은 건 잘 알고 있어요. 특히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틈나면 걷고 줄넘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영어 공부에도 신경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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