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모자 씌워주고파 냇가에 고무신 벗어놓고…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
6년 만에 그가 돌아왔다. 노래의 주인공 예민(41)씨. 금방 떴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인스턴트 스타’들이 난무하는 요즘, 6년은 한 가수의 이름이 쉬이 잊힐 긴 시간이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그리워지고, 잊힐 만하면 리메이크되는 그의 노래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게 뭘까. 그건 그가 바로 대중과 ‘소통’할 줄 아는 진정한 뮤지션이란 점이다. 그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지방의 170여 개 분교에서 음악회를 열어왔다.
“처음에 분교음악회를 열 때, 저만 노래를 불렀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노래 언제 끝나요’ ‘심심해요’라고 말해서 민망했죠.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회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됐지요.” 그때부터 ‘분교음악회’는 아이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처음 만나면 차를 끓여 마시며 도란도란 아이들의 ‘꿈’에 대해서 얘기한다. ‘티타임’이 끝나면 예민씨가 모은 세계 각국의 민속 악기 연주회가 시작된다. 동물 가죽으로 만든 북, 나무 열매로 만든 피리, 사람 뼈로 만든 악기 등을 만지고 냄새 맡으면서 어떻게 연주할지를 토론한다. ‘생각하고, 소통하는 음악’이 완성되는 것이다.
“진짜 음악회를 하기 위해선, 아이들을 깊숙이 들여다봐야 해요. 어떤 지역의 경우 70% 이상이 결손 가정의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적 기회는 제한돼 있습니다. 아이들을 깊숙이 들여다봐야 해요.”
그래서일까. 그는 아이들을 깊숙이 들여다보지 못하는 국가의 ‘분교 문화 지원 정책’을 비판했다. “국가와 기업이 분교 아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에 대한 혜택을 주는 것은 좋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아야 해요. 문화 감상 자세가 안 된 아이들에게 갑자기 현악 4중주를 연주하면 반응은 뻔합니다. 공연을 하고 나서, 아이들이 공연을 정말 재밌어했는지를 묻는 짤막한 설문조사라도 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아이들에게 문화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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