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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필] 석호필의 시즌2!

등록 2007-06-29 00:00 수정 2020-05-03 04:25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뒷북 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석호필’이란 이름이 네이버 오픈 국어사전에도 나올 정도니. 한국에도 다녀갔단다. 더 친숙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나 브루스 윌리스도 오픈 국어사전에 안 나오는데. “미국 폭스TV에서 방영하는 TV시리즈 의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웬트워스 밀러)의 애칭. 스코필드의 줄임말.”

케이블·위성 채널이나 인터넷으로 볼 수 있었던 를 지난 5월26일부터 지상파인 SBS에서 볼 수 있다. 밤 12시부터 1시49분까지 방영된 는 1부가 6.1%, 2부가 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방송된 문화방송 〈CSI 마이애미〉는 3.6%에 그쳤다. 왜 ‘미드족’(미국 드라마를 즐기는 사람들)들한테 “5년 형량을 받은 무장강도”가 된 석호필이 인기를 누리는 걸까?

너무 지적이어서 아니면 (여성팬들에게) 섹시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벤치의 나사 하나마저도 그냥 등장시키지 않는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돼서일까? 그는 지적이다.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다. 지적이라는 것이 어차피 객관화하기 힘든 느낌이라면 그렇다는 말이다.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시카고 로욜라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형이 수감된 감옥을 설계한 그는 형을 탈옥시키기 위해 은행을 털다가 일부러 붙집힌다.

실제로 웬트워스 밀러는 1995년 미 프린스턴대 영문학 학위를 땄다. 화면에서 받는 느낌처럼 “혼자 있길 좋아한다”(a private person)는 그의 성격과 지적인 게 어울리면서,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것만은 틀림없다. 섹시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러시아계 백인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그의 외모에서 우러난다. 하지만 빈틈이 전혀 없는 스토리는 따라가기 벅찰 만큼 숨이 차다. 타고난 그의 느긋한 표정이 없었다면 흥행이 어려웠을지 모른다.

케이블TV 캐치온에선 지난 5월16일부터 시즌2가 매주 두 차례씩 전파를 탄다. 지난 6월18일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을 마친 남양 ‘프렌치카페’ 광고 모델로 나오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 친숙해진 석호필은 이제 시즌2에서 형의 누명을 벗기려 미 부통령 암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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