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써서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 심부름을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소설가, 연출자, 국제관계학부 외래교수,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졌던 서해성(46)씨가 이름 뒤에 ‘위원장’을 달았다. 아시아스타트 위원장.

서씨가 주도한 아시아스타트 운동이 5월5일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아시아스타트 운동은 한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아시아 나라말의 동화책을 보내주는 운동이다.
한국에는 50개 겨레 이상이 살고 있다. 1990년대부터 물밀듯 들어온 이주노동자만 해도 공식적으로 40여만 명에 이른다. 2005년 한국 전체 혼인자 가운데 14%가 아시아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한국은 날로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데,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 문화 속에 흡수되도록 강요당할 뿐이다. 어머니의 나라, 아시아의 문화를 탐구하고 느껴볼 기회는 흔치 않다.
할머니나 어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이야기에는 국경이 없다. 베트남 엄마는 베트남 말로, 필리핀 아빠는 필리핀 말로 동화를 읽어주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어디서 살든지 원하는 문화를 누리고 창조할 권리가 있다. 소수 문화를 포섭하고 획일화하는 주류 문화 속에서 자신의 문화를 유지하고 누리고 전수할 수 있는 문화인권이다. 아시아스타트 운동은 그 점에 착안했다.
서씨는 “우선 한국 전래동화와 창작동화 10종을 번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몽골, 베트남, 필리핀, 타이,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까지 7개 나라말로 번역된다. 이번에 번역된 책은 등이다.
아시아 스타트 위원회는 5월5일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안산시 원곡동 생활복지관에서 첫 행사를 연다. 행사장을 찾아온 어린이들에게 7개 나라말로 동화를 읽어주고 한글과 어머니 나라말로 쓴 동화책 꾸러미를 선물한다. 서씨는 “앞으로는 인터넷 아시아 스타트 운동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10개 나라말로 동화를 교차 번역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어린이와 책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asiastart.org)에 접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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