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냉전형 전사에서 희대의 로맨티스트로.’
사람 겉만 보고 알 수 없다. 미 국방부 부장관 시절 이라크 침공을 주도했던 폴 울포위츠(64) 세계은행 총재. 자타가 공인하는 네오콘의 상징이다. 성격 ‘까칠’한데다 권모술수에 능한 냉전형 인물의 전형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이분, 알고 보니 ‘못 말리는 로맨티스트’시란다.
등 외신들의 보도를 보면, 울포위츠 총재는 세계은행 직원인 자신의 연인 샤하 알리 리자(53)를 미 국무부로 파견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리자의 직급을 올려주고, 연봉도 두 배가량 인상해주도록 ‘친히’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세계은행 내부 규정은 승진이나 연봉 인상 등이 이뤄질 경우, 반드시 인사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울포위츠 총재는 물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의 ‘혐의 사실’을 입증하는 물증이 세계은행 직원협의회를 통해 공개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울포위츠 총재 본인이 직접 작성한 내부 메모였다. 는 4월13일치 기사에서 이 메모가 “울포위츠 총재가 인사담당 부총재에게 보낸 것으로, 리자를 미 국무부로 파견하고 연봉도 13만2660달러에서 19만3590달러로 올려줄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리자의 연봉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연봉(18만6천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부임과 함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내부 개혁 작업에 나섰던 울포위츠 총재로선 당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건대, 애초 내가 생각했던 대로 행동하는 게 옳았던 것 같다. 실수를 저질렀다. 그에 대해 사과한다. …이사회의 어떤 결정에도 따를 것이다.” ‘천하의 울포위츠’도 결국 별수 없었던 모양이다.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그는 4월12일 오전 미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취재진의 집요한 질문 공세를 받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세계은행 직원협의회는 “이런 지도부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공식적으로 그의 사임을 촉구했다. 울포위츠 총재의 거취 문제는 24개 회원국 대표로 구성된 세계은행 집행이사회의 결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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