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아프리카에서 너무 몰입하고 살았나 봐요. 지난해 1월 서울에 돌아와서 적응하는 데만 여섯 달이 걸렸어요.”
2005년 7월 구혜경(37)씨와 딸 김세원(8), 아들 윤재(6)는 탄자니아의 소도시 아루샤로 떠났다. ‘여행하러’ 간 게 아니라 ‘살러’ 간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알려주고, 차이를 인정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리고 서울에 돌아왔다. 서울을 비운 게 반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도시는 낯설었다. 비싼 물가도 적응이 안 됐고,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내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던 사이 함께 갔다온 김정미씨 가족은 지난해 8월 아예 이삿짐을 꾸려 아루샤로 돌아갔다.
도시 생활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긴 했지만, 아프리카를 겪은 엄마와 아이들은 달라졌다. 아들딸을 데리고 큰 ‘모험’에 성공한 엄마는 용기백배, 의지충천형 인간이 됐다. 구씨는 “아프리카에서 에너지를 받고 왔다”고 웃었다. 그리고 아프리카 생활을 곱씹어 (한겨레출판 펴냄)를 펴냈다. 에 연재한 ‘아프리카 초원학교’를 다시 쓰고, 지면 제약상 담지 못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세원이는 환경을 생각하는 태도를 배웠다. 요즈음 세원이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세원이가 불쑥 “의사가 중요할까? 환경보호주의자가 중요할까?” “이담에 커서 매연이 안 나오는 자동차를 만들어볼까?”라고 물을 때면, 구씨는 아프리카가 고맙다. 윤재는 요즈음 동물 다큐멘터리에 빠져 있다. 그리고 거리를 지나가다가 가난한 사람을 보면 “도와줘야 한다”고 엄마를 다그친다.
세계적인 배낭여행 가이드북 의 창시자 토니 휠러는 “어렸을 적 정치인들이 배낭여행을 했다면 세계는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의 골프 코스를 전전하지 않고 아루샤의 장사치들과 흥정을 해봤다면,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프리카를 기억하는 세원이와 윤재는 잘 커줄 것이다. 세원이가 가끔씩 “아루샤의 하늘을 보고 싶다”고 말할 때, 가슴이 찡하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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