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인도의 태양열 조리기 전도사 디팍 가디아(51)가 한국에 왔다. 가디아는 그의 부인 시린 가디아(54)와 함께 환경재단과 환경운동연합의 초청으로 11월21일 서울 중구 언론회관에서 열띤 강연을 한 뒤, 과 만났다.
태양열 조리기는 빛에 의해 가동되는 천연 조리시설. 집열판으로 빛을 모은 뒤, 이를 조리기로 반사시켜 음식을 익힌다. “시린을 독일에서 만났어요.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던 부인으로부터 환경의식을 전수받았고, 인도에 돌아와서 태양열 조리기를 만들기 시작했지요.”

1994년 처음 개발한 태양열 조리기는 그다지 고품질이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조리 기능뿐만 아니라 이동성도 중시하게 됐다. 그가 만드는 제품은 100달러짜리 4~5인용 가정용 조리기에서부터 병원·군대에 설치되는 대형 조리기까지 다양하다. 인도 남서부 첸나이 근처에 있는 힌두교 사원 ‘티루파티’에는 한 번에 1만 명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초대형 조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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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아가 태양열 조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인도 농촌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벌목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나서다. 특히 빈민층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땔감을 숲에서 구해왔다. 못사는 사람일수록 환경을 파괴하는 역설. 그래서 그는 가난한 마을에 태양열 조리기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태양열 조리기가 설치되면서 조그만 마을에 많은 변화가 나타났어요. 주민들은 서너 시간 동안 땔감을 구하러 다니던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여성은 어두침침하고 연기가 가득한 부엌에서 탈출하게 됐지요. 기관지 질병이 줄었고, 태양열 조리기로 만든 음식을 내다팔아 수익을 올리고요.”
가디아는 지난해부터 농촌 마을에 태양열 조리기 보급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4곳을 ‘연기 없는 마을’로 재탄생시켰다. 주민들은 각 집에 설치된 태양열 조리기로 풍족한 혜택을 누린다. 이 사업은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 부인인 시린이 몸담고 있는 환경단체와 그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가디아 솔라가 주도하고 있다. 가디아는 “몇 달 안에 20곳의 연기 없는 마을이 새로 생길 것”이라며 “지구에 죄짓지 않고 음식을 만드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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