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티베트 남편 텐진 잠양(29)과 한국인 아내 빼마(28·한국이름 남현주) 부부. 지난해 12월10일부터 19일 동안 해남의 땅끝마을에서 임진각까지 걸은(<한겨레21> 542호 사람과 사람 ‘티베트의 몸부림, 600km’ 참조) 뒤, 붓기가 풀리기도 전에 ‘세이브 티베트 페스티벌’을 준비했던 활동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두 사람의 얼굴은 생기가 넘쳐 흐르는 듯했다.
“지난해 페스티벌 수익금 300여만원으로 인도 델리 북서쪽의 다람살라(매클레오드 간즈)의 시장 거리에 무료로 운영하는 ‘록빠(돕는 이, 친구를 뜻하는 티베트말, www.rogpa.org) 탁아소’를 지난해 9월 열었어요. 그곳에서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들과 노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빼마) 록빠 탁아소는 난민 가정의 아기 22명을 보살피고 있다. 좌판을 펼쳐놓은 엄마 곁에서 방치되고, 야생동물에 노출됐던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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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마는 아기를 낳고 키워보지 않았지만 탁아소 원장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 서울을 떠나기 전 10여 일 동안 한 입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보모 수업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현지 적응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 채소를 갈아서 먹였더니 신기해하더라고요. 아기들 이유식이 따로 없으니까요. 이제는 탁아소 천장에 매달아놓은 모빌을 집에서 만들어주는 엄마들도 있어요.”
이렇게 빼마가 아이를 돌보는 동안 잠양은 여행자 카페 ‘리’(산을 뜻함)를 챙기고 대외적인 일을 맡는다. 잠양은 탁아소를 준비하면서 망명정부 삼동 린포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많은 티베트 젊은이들이 아메리칸드림에 빠져 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거창하지는 않지만 난민들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해요.”(잠양)
두 번째로 마련한 올해 페스티벌도 성황리에 열렸다. 수익금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빼마는 40명 정원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에 미소가 흐르고, 잠양은 한-티베트의 연대에 기대가 부푼다. “한 달에 100만원이면 충분하니까 6개월은 걱정 없어요. 한국의 ‘록빠’들이 늘어나면 작은 탁아소를 곳곳에 마련하고 싶어요. 물품을 보내주면 여행객이 가져와 탁아소에서 쓰거나 바자회를 열기도 해요. 매달 1만원의 행복을 느껴보세요.”(후원 문의: rogpa2004@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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