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문화재 판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그만큼 그는 마당발이고, 많이 뛰고, 누구보다 전투적이다. 둥근 얼굴에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황평우(44)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 그는 지난 4월25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제도분과 전문위원으로 임명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재야 시민운동가의 성실한 활동을 권위의 문화재위원회가 인정한 셈이다.
그렇지만 그가 고고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독학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말 못할 고민과 한계가 많았다”고 말했다. 결심 끝에 올해 봄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지난주 나온 평점은 3.55. 주전공인 고고학쪽에서는 3개의 A를 받았지만, 미술사쪽 과목들이 B에 그쳤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심히 외워대는 젊은 학생들 따라가기는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나와달라는 토론회나 공청회는 얼마나 많은지.”
지금은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 지킴이’가 됐지만, 4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잘나가던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판매왕’이었다. 한때 7천만원 가까운 연봉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어릴 때부터 애착을 가져온 문화재를 잊지 못하고 2001년 10월 회사를 때려치웠다. 이후 “‘카드 돌려막기’에 진땀이 난다”는 고달픈 시민단체 활동가 생활이 시작됐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서울 종로구 청진동 피맛골 재개발 △풍납동 영어체험마을 건설 반대 △역사문화적인 청계천 복원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 세계문화유산을 ‘공짜’ CD로 만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매일 오전이면 학교 캠퍼스에서 토익 강좌를 듣는다. “졸업하려면 토익 700점이 넘어야 하거든요. 요새 같아서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합니다. 교수들이 한번이라도 결석하면 대번 ‘어제는 안 나오셨네요’라고 놀린다니까요.”
같은 과 학생들이 그를 부르는 호칭은 ‘선생님’이다. “‘형님’이라고 부르라 해도 요새 애들이 말을 통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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