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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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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비트] ‘KKK단’은 부동산 중개업자다?

등록 2005-04-28 00:00 수정 2020-05-03 04:24

▣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괴짜경제학: 무엇이든 숨겨진 면을 파헤치는 불량 경제학자>.
올 4월12일에 나온 책 이름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에 베스트셀러 2위로 성큼 올라 있다. 이 책을 쓴 시카고대학 경제학부의 스티븐 레비트 교수(37)는 “<괴짜경제학>은 웃기고 장난기 있는 방법으로 실생활에 경제학을 접목시키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경제학이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서 “내가 제기하는 질문들이 때로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경제문제에 관한 탐구가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일반인들이 경제학을 따분하게 느끼지 않도록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마약 거래자, 극우백인단체(KKK) 단원들의 행태 등 범죄나 엉뚱한 소재를 분석 소재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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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레비트 교수는 대부분의 마약거래자들이 최저 임금인 시간당 5.15달러에도 못 미치는 3.3달러밖에 벌지 못해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을 알게 되고, 보스가 이익의 대부분을 챙겼던 한 마약단 수입을 분석하고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대부분의 마약 거래자들은 집에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고,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KKK 단원들은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비슷합니다.” 그는 KKK단을 부동산 중개업자와 비교했다. KKK는 조직을 꾸리고 겁을 주기 위해 암호를 사용하는 데 반해,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매수·매도인들을 질리게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키고 각종 시장 지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일본의 스모 경기에서 선수들의 토너먼트 승패 기록을 이용해 승부 조작 여부를 조사하고는 “스모에서 승부 조작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면서 스모에서의 부정부패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레비트 교수는 이 외에도 ‘축구에서의 페널티킥: 복합전략 균형의 시험’ ‘사기치는 선생들 잡기’ ‘범죄의 경제적 모델 시험하기: 국가 하키경기의 두 심판 실험’ 등 일반인의 눈길을 사로잡는 많은 논문들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하버드대학 재학 중에 경제학 분야에서 ‘최고의 대학생 논문상’을, 2003년에는 소장 경제학자들의 최고 영예인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그는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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