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뉴스= 글 · 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ds@chojus.com

라트비아와 접경지대에 있는 리투아니아 소도시 자가레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낡은 냄비들이 빽빽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이색적인 가옥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 가옥의 주인은 에드문다스 바이출리스(45)이다. 그는 7년 전부터 알루미늄 냄비를 모아 자신의 목조가옥 외벽과 지붕에 붙이는 별난 취미를 갖고 있다.
그는 “어느날 집에 있는 더 이상 쓸모없는 알루미늄 냄비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벽에 걸어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한다. 그 뒤 냄비가 생기는 족족 벽에 못질을 해 붙였다. 이 기괴한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구경을 오고 또 자신들의 냄비를 기증하거나 팔기도 한다.
그의 가옥은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냄비들이 걸려 있는 탓에 ‘옥외 냄비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초라한 목조가옥이 이젠 이 지방의 관광명소로 변했다. 걸려 있는 냄비의 개수를 묻자 그는 “나도 모른다. 수집가는 수집된 물품의 개수를 헤아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적으면 실망해서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고, 많으면 만족해서 그만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개수를 헤아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수집가의 태도라는 설명이다.

초기에 냄비들의 몰골이 워낙 볼썽사나워 시청에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철거하라는 명령까지 왔었다. 하지만 “자기 집 장식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자유도 없냐”며 냄비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은 시의 큰 볼거리가 되었으니, 시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다양한 옛 물건들도 모은다. 그의 살림집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세기 전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 든다. 옛 사람들이 사용하던 촛대, 종(鐘), 각종 식기(食器), 동전, 차주전자를 비롯해 마당 앞 개울에서 발견한 석기시대 돌도끼, 고대시대 팔찌, 1700년대 주화 등 진귀한 물건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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