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오빠 미투 보도, 21이 가진 힘”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난 독자들, ‘플라스틱 로드’ 등에 높은 점수
등록 2019-08-13 08:09 수정 2020-05-03 04:29
8월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독자 오프라인 모임을 열었다. 왼쪽부터 방준호 기자, 이시형 독자, 류명석 독자, 류재슬 독자, 이재호 기자, 정성미 독자.  김진수 기자

8월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독자 오프라인 모임을 열었다. 왼쪽부터 방준호 기자, 이시형 독자, 류명석 독자, 류재슬 독자, 이재호 기자, 정성미 독자. 김진수 기자

정보를 얻고 싶은 독자도,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도,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구하고 싶은 독자도 있습니다. 다양한 독자는 든든한 자산입니다. 좋은 잡지라면 그 모든 바람을 채워드려야 할 터입니다.

지난 8월2일 독자 오프라인 모임이 열렸습니다. 류명석, 이시형, 류재슬, 정성미 독자가 참석했습니다. 류명석(아빠), 이시형(엄마), 류재슬(아들) 독자는 가족입니다. 좀더 많은 분이 함께하지 못해 걱정, 했습니다만 다행히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독자 네 분이 모였을 뿐이지만 바람도, 기대도, 칭찬도,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이번 오프라인 모임은 이 최근 시도했던 ‘저널리즘 실험’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은 6월 독자와 기자가 협업해 내놓은 최초의 표지 기사인 ‘플라스틱 로드’(제1265호)를 선보였습니다. 뒤이어 7월에는 경제위기를 겪는 두 지역을 장기 체류하며 중편 분량의 르포 형태로 ‘공장이 떠난 도시-군산 편’(제1269호)’과 ‘공장이 떠난 도시-울산동구 편’(제1271호)을 내놨습니다.

<font color="#008ABD">류이근 편집장</font> ‘플라스틱 로드’는 독자에게 의견을 받아 표지 기사 주제를 선정하고, 취재 과정에서도 독자와 협업한 독자 표지 공모제 1호 기사였다.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font color="#008ABD">류명석 </font>독자의 궁금함을 듣고 해소하려고 한 시도가 좋게 느껴졌다. 그에 응답하는 기사도 거의 논문 수준이다. 일상 속에서 늘 보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품게 되는 궁금증을 해소했다. 무엇보다 ‘플라스틱 로드’의 인포그래픽은 코팅해서 집에 걸어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눈에 보기 쉽게 잘 정리돼 있다.

<font color="#008ABD">정성미 </font>인포그래픽을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만 하고 넘길 때가 많았는데 그런 것까지 꼼꼼히 보시는 분이 많을 줄 몰랐다.

<font color="#008ABD">류명석</font> 뜯어보면 무척 재밌다. (앞에 놓인 생수 페트병과 잡지를 번갈아 짚으며) 자 여기 보면, 페트라고 써 있다. 그리고 인포그래픽을 보면 이건 재활용 가능하다고 돼 있다. 기사가 쓰인 방식도 독자들이 일상에서 가질 법한 궁금증에서 출발했지만, 결과물도 일상에서 바로 따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집에 을 100권 넘게 쌓아놓았는데 이런 그래픽이 소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한다.

<font color="#008ABD">방준호 기자 </font>최근 의 여러 시도 가운데 ‘공장이 떠난 도시’도 있었다. 길게 이어지는 기사라 읽기가 좀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font color="#008ABD">류명석 </font>대부분 기사를 꼼꼼히 뜯어보는 편이지만, 공장이 떠난 도시는 세세하게 읽지 못했다. 제목도 좋고 기사의 시작도 좋았는데 차분하게 이야기를 읽기에 당시 내가 조금 바빴던 사정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사를 읽으면서 중시하는 부분이 바로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다. 공장이 떠난 도시는 정보를 즉각 전달하기보다 이야기 속에서 드러내는 기사였고, 어딘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 들어 집중하지 못했다.

<font color="#008ABD">정성미</font> 나는 기사에 나오는 사람들에 이입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야기 형태의 기사에도 만족감을 느낀다.

<font color="#008ABD">류명석</font> 내 상황의 문제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르포작가 지원 공모제’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에서 이런 식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시도하고 선보이는 것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font color="#008ABD">이시형</font> 잡지를 보면서 보통은 훑어보다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주제다 싶은 것들을 집중해서 읽게 되지 않나. 고민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을 텐데, 전체 지면은 한정적이니 한 기사가 너무 길면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담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는 모임이 있던 주의 표지이야기 ‘#오빠 미투’(제1273호) 기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기사는 ‘독편3.0 오픈채팅방’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font color="#008ABD">정성미</font> 미투 가운데서도 정말 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사적으로도 드러내놓고 하는 경우가 많이 없어 생각하지 못한 채 살고 있었는데, 기사로 이런 문제를 드러내서 정말 놀랐다.

<font color="#008ABD">류명석 </font>보통 좋다고 생각한 기사가 있으면 바로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하는데, 이 기사는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차마 건네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미투’가 처음에는 불편하다가 점차 사회적으로 번져나가 더 많은 피해자가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커져갔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이런 보도가 더 많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대목이 이 가진 힘이다.

<font color="#008ABD">방준호 기자</font> 아버지가 권한 기사 중에 어떤 기사가 기억에 남나.

<font color="#008ABD">류재슬 </font>‘사자 세실’(제1272호 ‘고작 벽걸이로 쓰려고 사냥한 사자 세실’) 기사가 기억난다. 현안 관련 기사도 읽는데, 고등학생인 내 또래한테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신문에서 보는 것보다 깊고 친절하게 정리해줘 좋다. 급하게 사건들을 따라가기보다는 늦더라도 상황을 깊이 있게 해석해주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