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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디든 갈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은 정해져 있다.” 기획 연재 1 ‘가난의 경로’에 나온 표현이다(쪽방에서 난 길은 쪽방으로 통한다 참조).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환경에 대해 이보다 정확하게 꼬집을 수 있을까. 대학교 4학년 때 찾았던 서울 성북구의 산동네가 떠올랐다. 기자를 꿈꾸던 나는 언젠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제대로 다뤄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생각하던 것을 기사로 보는 기쁨과 쪽방촌 현실을 마주하며 느끼는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쪽방마저 다양한 이유로 철거될 때 이들이 또 다른 곳으로 내몰리게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여기에 10년 전 취재하던 대상자들의 현재 자취를 추적한 기사는 무게감을 더했다.
표지이야기는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짚고 기자 지망생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지금 한국 저널리즘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기자가 된 후 교육’이 아닌 뽑기 전 과정에서 찾은 것(저널리즘 없는 저널리스트의 탄생 참조), 해결책을 ‘추천제 상시인턴제도’, 특히 특정 저널리즘 스쿨과 연계하는 것으로 제안한 것은 비판의 여지를 남긴다. 상시인턴제도는 고용과 연계되지 않아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또한 저널리즘 스쿨 연계 채용은 ‘기회’를 좁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기사에서 영미권의 저널리즘 스쿨 제도가 중산층 언론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지적 그대로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기자 지망생의 기회는 더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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