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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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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12-13 15:14 수정 2020-05-03 04:27

이유심 엉터리 기준이 사건의 본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의 ‘좋은 친구’였던 MBC의 현실에 사람들은 어떻게 이리도 무감각할까. 표지이야기의 지적처럼 언론이 이 문제를 쉬운 해고, 방송 길들이기에 나선 정부라는 프레임으로만 보도하니 MBC 사태가 국민 절반에게는 언제나 안타까움을, 그러나 나머지 절반에게는 공감은커녕 관심조차 얻지 못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무능력자’와 ‘저성과자’에 대한 제재와 조처는 필요하다. 다만 무능력자와 저성과자에 대한 기준이 엉터리인 것이 문제다. 기사에서처럼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부서의 막내, 취재차 출장을 다녀오다 다리를 다친 사원” 등 엉터리 기준이 사건의 본질이다.

함규원 학교 차원의 강력한 대응도 필요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학문공동체인 대학은 그 어느 사회 영역보다 개방된 담론을 나눌 수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권력과 권위를 가진 교수의 안위는 힘없는 대학원생의 성희롱 피해 사실보다 중요했다. 고려대 성추행 피해자 아버지의 인터뷰를 읽고 마음이 아팠다. 불이익을 당할까봐 참고, 해결이 안 될 걸 빤히 알기 때문에 참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사건을 공론화한 뒤에도 2차 피해에 시달린다. 소송도 중요하겠지만 외국처럼 학교 차원의 강력한 대응도 필요할 것이다. 교수의 성희롱을 문제 삼는 제자가 공동체를 떠나야 하는 게 아니라, 제자를 성희롱하는 교수가 학문공동체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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