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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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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호를 읽고

등록 2014-08-30 14:37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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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충격요법이 필요해

‘당신이 먹는 음식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표지이야기 ‘눈물의 밥상’은 이 말이 담은 불편한 진실을 보여줬다. 구성부터 그랬다. 장성의 돼지, 고창 복분자, 논산의 호박·수박 등 지역별로 특화된 먹거리들이 (주로) 수도권에서 기사를 읽고 있을 독자에게 어떻게 유통되는지 보여준 뒤, 곧바로 그 먹거리에 담긴 슬픈 노동 현장의 맨얼굴을 보여줬다. ‘먹을거리가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그래도 음식이 넘어가나?’ 하는 도발적인 물음을 행간에서 읽었다. 우리가 입고 쓰는 것 역시 누군가의 눈물로 빚어지진 않았는지 돌이켜보게 하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무감각한 소비 시스템에 충격을 주는 기사를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기림 가슴을 쫙 펴고

청춘은 아쉬운 단어다. 청년들은 숨 고를 새 없이 달리다 덜컥 청춘이 가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 아쉽고, 나이 든 이들은 지나온 시간이라 애틋하다. 레드 기획 ‘청춘들아, 낭만 좀 흥건하면 안 되겠니’를 읽으며 대한민국에 ‘청춘’과 ‘낭만’이 깃들 자리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정한 시간표가 삶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서 청춘보다 더 풋풋한 마음을 가진 귀여운 아저씨들이 뛰노는 모습에서 뜻하지 않게 위로받았고, 의 복학생 홍만섭이 싱긋 웃는 모습을 떠올리며 나의 불안을 다독일 에너지를 얻었다.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청춘들과 들국화의 을 듣고 싶다. 아무리 어려워도 한숨일랑 쉬지 말고 가슴을 쫙 펴고 함께 살아내자고.

박진영 나도 아는 그 설움

자취 4년차인 나도 셋방살이의 설움에 익숙하다. 강아지를 한 마리 기르는데 집주인은 다른 집들도 그렇게 한다며 강아지에게도 똑같이 적용해 물세를 배로 내고 있다. 강아지에게 무슨 물세냐며 따져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원룸 관리비 실태 조사를 다룬 ‘부르는 게 값 원룸관리비’를 읽는 동안 씁쓸했다. 유독 젊은 세입자에게 관리비를 높여 받는 고약한 심보의 주인장이 있는 것 같다. 바로잡으려면 여럿이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어떤 방법으로 세입자들이 연대할 수 있는지도 다뤘다면 큰 도움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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