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창간 20주년 퀴즈큰잔치 문제를 감기에 걸린 몸으로 눈물·기침과의 사투 속에서 풀었다는 지하철 기관사 정훈(41)씨. 그는 퀴즈 엽서에 “이렇게 했는데 아무것도 안 뽑히면 정말 눈물만 남는 추억이 되겠죠?”라고 썼지만, 결국 아무것도 뽑히지 못했다. 대신 한 달 뒤 독자 단박인터뷰에 당첨됐다. 물론 선물은 없다. 14년 베테랑 기관사이면서 14년 독자인 정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몇 호선을 운행하나.=서울 지하철 5호선만 14년 운행했다.
-매일 어두운 터널 속을 달리는 게 무섭지는 않나.=오래 일하다보니 무섭다는 생각 없이 운전할 때가 많다. 몸이 안 좋을 땐 좀 힘들다.
-일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은.=종착역에 가면 반대편 운전석으로 가서 다시 반대로 운행하는데 가끔 열차 안에서 마지막 역에 못 내리고 앉아 있는 외국인들을 발견한다. 그럴 때는 참 난감하다. 그쪽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겠는데 설명하려면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번은 미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을 만났는데 한참 고민하다 “리턴”이라고 하니 알아듣더라. 일본인을 만난 적도 있다. 방송이 한국말로 나오다보니 못 내리는 외국인이 종종 있다.
-을 보게 된 계기는.=대학교 다닐 때 를 많이 봤다. 그런데 신문을 매일 본다는 게 조금 힘들어서 주간지로 바꿨다. 은 학교 다닐 때 종종 보다가 내용이 괜찮다는 생각에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나.=국제면을 좋아하는 편이다. 워낙 세계 다른 나라 얘기들을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힘드니까. 그런데 최근에 국제면이 옛날보다 약해진 것 같다. 외국에서 벌어진 일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주니까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재밌게 읽었는데 요즘에는 지면이 조금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다.
-아내도 같이 보나.=잘 안 본다. ㅎㅎ 그래도 이 배달 오면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둔다.
-에 해주고 싶은 말은.=요새 인터넷 뉴스를 많이들 본다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인터넷 뉴스는 하루 종일 봐도 머릿속에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은 내용이 좋은 것 같다. 한 가지 주제도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특히 좋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강남역에서 쓰러진 배우 “도움 준 시민, 얼굴 가려준 역무원께 감사”
‘점 100원’ 고스톱 쳤다가 벌금 50만원…유·무죄 어떻게 갈리나
트럼프 ‘골프장 암살’ 시도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 58살 남성
천천히 늙기, 나이 상관없다…저속노화 식단에 빠진 2030
해리스, 트럼프 암살 시도에 “정치폭력 규탄…트럼프 무사해 감사”
응급실 감기·장염 환자 거부해도 의사 처벌 안 한다
트럼프 지지자가 암살 시도…“당신을 선택했었지만 크게 실망”
마동석이냐, 이병헌이냐, 정우성이냐…추석 안방극장 대첩
“윤 대통령 선물세트 팝니다”…중고거래 ‘명절테크’ 성행
트럼프 두 번째 암살 시도…트럼프 소유 골프장 인근서 총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