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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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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버리면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독자 단박인터뷰
등록 2013-06-20 17:13 수정 2020-05-03 04:27

이건 어쩌면 모든 도시 노동자의 꿈일지 모른다. 독자 모선영(38)씨는 남편 장 서현(34)씨와 함께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1년 전 제주도에 정착했다. “퇴근 뒤에도 일 얘기만 했다”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함께 일하던 부부는 제주도에 서 비로소 “행복을 찾았다”고 했다.
연상연하 커플이다. 요즘 8~9살 차이가 나는 커플도 많다. 4살 차이는 자랑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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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버리고 ‘섬사람’이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다. 부부가 함께 IT 쪽 일을 하다보니 야근이 너무 잦고, 일만 생각하며 살았다. ‘지금 뭐하는 건가’ 하는 생 각이 들더라. 아예 필리핀 이민을 가고 싶었지만 남편이 반대했다. 결국 제주도 로 타협했다.

제주도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나는 리조트에 취직했고, 남편은 전기기사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삶의 만족도는 어떤가. 집 밖을 나서면 ‘아, 내가 정말 제주도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행복하다. 자연환경, 음식 모두 정말 좋다. 반면 리조트나 관 광시설을 너무 많이 짓고 있는 건 안타깝다. 이렇게 제주도에 들어온 자본은 현지 인력이 아니라 육지 출 신의 젊은 사람을 고용하기 원하는데 제주도 발전에 도움이 될까 싶다.

부럽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겠다. 그런 사람에겐 ‘욕심을 버리면 당신도 할 수 있 다’고 말해준다. 물론 환상만 갖고 내려오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사전에 시간 을 충분히 갖고 준비해야 하고, 내려와서도 많이 공부하고 특히 지역사회와 어 울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더라.

최근 기억나는 기사는 뭔가. ‘무죄와 벌’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다. 소 설 같은 이야기더라. 전두환 재산을 다룬 ‘도둑님들’ 표지도 인상 깊었다.

관광객은 잘 모르는, 제주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 하나만 소개해달라. 소문이 나면 안 되는데…. 모슬포에서 송악산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정상에 딱 올라서면 송악산과 바다와 형제섬이 눈에 들어온다. 소름 돋는 풍경이다. 이 곳이 최고다.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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