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956호 표지
중학교 1학년 도덕 시간, 선생님께서 특별한 숙제를 내주셨다. 하루 동안 두 사람이 짝지어 장애인이 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불편함에 대해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짝꿍과 상의 끝에 나는 한쪽 다리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당장 다음 쉬는 시간부터 화장실에 가는 것이 무서워졌다. ‘7인의 변호사들’에 나온 것처럼 보조인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든 중증장애인에게 기본적인 의식주를 혼자 혹은 가족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은 가혹하다. 집에만 있으라고 하기엔, 이들의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2년 전 시설을 나와 자립을 선언한 장애인 한 분을 만난 적 있다. 그는 1급 뇌병변 장애인이었다. 사지가 불편해 물 한 모금도 홀로 마시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이었다. “왜 시설을 나왔냐?”고 묻자 그는 “주는 대로 먹고, 싸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게 사람인가?”라고 답했다. 빵이 먹고 싶을 때 빵을 먹는 것. 그가 원한 작은 자유다. ‘7인의 변호사들’에서 장애인 주거권을 다룬 이상훈 변호사의 글을 읽고 당시 충격이 떠올랐다. 이 작은 자유를 도울 ‘보조인’이 없어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크나큰 비극이다.
임성용 우리 사회의 민낯, 하청 그리고 재하청
우리는 효율성이 최고의 미덕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적 영역인 기업은 당연시하고, 심지어 공적 영역인 정부조차 효율성을 최상위 가치 중 하나로 설정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기업은 원가 절감, 탄력적 경영을 명분으로, 가장 손쉬운 방법인 하도급, 하도급의 하도급의 착취 구조로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 이런 착취 구조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사람을 단순한 노동력으로 여겨 효율성과 경제성의 대상으로 본다면 이런 사건은 무수히 반복될 것이다. 사람이 그립다.
문제가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는데 고쳐지지 않으면 고치기 싫은 것이 아닐까? 서울대 ‘표절 사직’을 다룬 이슈추적과 ‘여수산단 폭발사고’를 다룬 표지이야기를 읽고 생각했다. 학위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하고 사직하면 끝. 장관 후보로 올라야 걸리니 괜찮은 건가. 5~6년에 한 번씩 여러 명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나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 하청의 하청을 받아 일하다가 사고가 나면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여기저기 이송돼야 하는 현실. 이번엔 문제가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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