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3호 독자 단박인터뷰의 주인공은 충남 서산에서 농사를 짓는 박근직(63)씨다. 창간 때부터 소액주주로 참여한 열혈 독자다. 경기도 수원에서 서점을 운영하다 10년 전 매장을 접고 서산으로 귀농했다. 얼마 전 씨감자 파종을 마치고 생강농사 준비로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고 했다.
30대 후반부터 와 질긴 연을 맺어왔다. 은 어떻게 구독하게 됐나. 젊었을 때 태평양화학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옥살이까지 했다. 이 나라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들에게라도 바른 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
귀농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1990년대 중반 도서할인 매장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운영하던 서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별 도리가 없었다. 2003년 미련 없이 짐을 쌌다.
주로 짓는 작물은 어떤 것인가. 생강·고추·감자·콩인데, 주력은 생강이다. 서산이 일제강점기부터 생강농사를 시작해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고장이다. 벼농사는 식구들이 먹을 만큼만 짓는다.
농촌 생활이 제법 익숙해졌겠다. 그래도 어렵다. 농촌 인구가 워낙 고령화되다보니 일할 사람이 없다. 환갑 지난 나도 마을에선 청년이다.
은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인가. 농촌지도자회 일도 보고 생강연구회 일도 하다보니 성실하게 챙겨보는 게 쉽지 않다. 대신 처가 꼼꼼히 읽고 좋은 기사가 있으면 추천해준다. 가끔 외지로 출타할 때 들고 다니며 보는데 만만치 않다.
에서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농촌 얘기다. 농민 인구가 5%밖에 없으니, 자주 다뤄달라고 부탁하는 게 무리라는 것도 안다. 농촌 문제가 힘들다면 현대사 문제는 어떤가. 요즘 학교에서는 역사교육이 뒷전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자기 나라 역사도 모르면서 어떻게 세계화를 이야기하나. 가당찮은 일이다. 이 젊은이들의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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