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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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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판 ‘넝쿨당’

설 퀴즈큰잔치 ‘액센트’ 당첨자 인터뷰
등록 2013-03-07 05:57 수정 2020-05-02 19:27
951호 독자 단박인터뷰

951호 독자 단박인터뷰

그는 침착한 듯했다. 당첨 안내 전화에도 놀라지 않고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아…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화가 이어질수록, 그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설 퀴즈큰잔치에서 엑센트를 거머쥔 오유민(32)씨는 이틀 전 대학원 물리학 박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오는 5월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순간, 소감이 어떤가. 응모 엽서에 우리 아이 초음파 사진을 붙였다. 아무래도 이게 행운을 가져다준 것 같다. 문제를 같이 풀자고 할 때 도망갔던 만삭의 아내가 들으면 깜짝 놀랄 것 같다.

뭔가 행운의 조짐이 있었나. 사흘 전 꿈을 꿨다. 거북이가 나타나 내 손가락을 무는 꿈이었다. 아내와 이야기하고는 “드디어 태몽을 꿨다”고 생각했는데,

흥미로운 꿈이다. 을 처음 본 게 언제인가. 2000년대 초 가판대에서 사보면서부터다. 대학원 생활 8년 동안 정기구독했다. 매번 습관적으로 퀴즈 응모를 하다보니 당첨되리라는 기대도 안 하고 보냈던 거 같다.

엑센트를 모는 주인공은 누구인가. 내가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를 태우고 운전할 것 같다. 학생 생활이 빠듯해 아주 가끔 장인어른 차를 빌려 타곤 했다. 아이가 생기면 차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나. 전공 관련 연구원으로 일한다. 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기로 했다.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월급만 좀 올랐으면 좋겠다.

오랜 독자로서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꼼꼼히 못 보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제한적인 내용이 대부분인데, 에서만 볼 수 있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알려달라.

곧 태어날 아이와 가족에게 한마디 남겨달라. 넝쿨째 굴러들어온 우리 복덩이 덕분에 아빠가 이런 큰 선물도 받은 거 같아. 아빠를 닮아서 머리가 큰 우리 아기, 엄마도 너도 힘들지 않게 ‘쑴풍’ 건강하게 나와줘. 무사히 졸업하게 도와주신 교수님과 가족들, 모두모두 사랑해요~.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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