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침착한 듯했다. 당첨 안내 전화에도 놀라지 않고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아… 예”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화가 이어질수록, 그가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설 퀴즈큰잔치에서 엑센트를 거머쥔 오유민(32)씨는 이틀 전 대학원 물리학 박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오는 5월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u>이 순간, 소감이 어떤가.</u> 응모 엽서에 우리 아이 초음파 사진을 붙였다. 아무래도 이게 행운을 가져다준 것 같다. 문제를 같이 풀자고 할 때 도망갔던 만삭의 아내가 들으면 깜짝 놀랄 것 같다.
<u>뭔가 행운의 조짐이 있었나.</u> 사흘 전 꿈을 꿨다. 거북이가 나타나 내 손가락을 무는 꿈이었다. 아내와 이야기하고는 “드디어 태몽을 꿨다”고 생각했는데,
<u>흥미로운 꿈이다. 을 처음 본 게 언제인가.</u> 2000년대 초 가판대에서 사보면서부터다. 대학원 생활 8년 동안 정기구독했다. 매번 습관적으로 퀴즈 응모를 하다보니 당첨되리라는 기대도 안 하고 보냈던 거 같다.
<u>엑센트를 모는 주인공은 누구인가.</u> 내가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를 태우고 운전할 것 같다. 학생 생활이 빠듯해 아주 가끔 장인어른 차를 빌려 타곤 했다. 아이가 생기면 차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열심히 문제를 풀었다.
<u>앞으로 어떤 일을 하나.</u> 전공 관련 연구원으로 일한다. 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기로 했다.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월급만 좀 올랐으면 좋겠다.
<u>오랜 독자로서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u> 꼼꼼히 못 보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제한적인 내용이 대부분인데, 에서만 볼 수 있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알려달라.
<u>곧 태어날 아이와 가족에게 한마디 남겨달라.</u> 넝쿨째 굴러들어온 우리 복덩이 덕분에 아빠가 이런 큰 선물도 받은 거 같아. 아빠를 닮아서 머리가 큰 우리 아기, 엄마도 너도 힘들지 않게 ‘쑴풍’ 건강하게 나와줘. 무사히 졸업하게 도와주신 교수님과 가족들, 모두모두 사랑해요~.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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