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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파리’는 초파리를 말씀하시는 거지요? 하루살이를 날파리라고 부르는 분도 있고,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을 날파리로 통칭하는 경우도 있긴 하더군요. 초파 리든 날파리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그 녀석들이 무더기로 집 안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딱히 유쾌한 경험이 아니지요.
초파리가 생기는 이유는요, ‘창조론’ 시각에선 이미 선생님이 조례 시간에 말씀 해주셨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역시 ‘신’께 의탁하게 되는 법이지요. 그럼 ‘진화론’에선 어떤 설명을 내놓을까요? 생각보다 쉽답니다. 포털 사이트를 꼼꼼하게 검색해보면요, 대개 이런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결론 적으로 말씀드리면, 이게 ‘진리’에 가깝습니다. “초파리가 생기는 이유는, 초파리 엄마가 아기 초파리를 낳아서 그런 겁니다.”
이쯤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까요? 경기도 의정부 발곡고등학교에서 생물 을 가르치시는 김태호 선생님이십니다. 교직생활 15년 경력의 김 선생님은 전국 과학교사모임 부회장님이시라네요. 자, 선생님 오셨으니 일단 교과서를 펼쳐야 겠죠. ‘생명의 기원’을 다루는 단원을 보면, ‘자연발생설’과 ‘생물속생설’이 등장 할 겁니다. 자연에서 새로운 종이 스스로 생겨난다고 믿는 자연발생설이 창조론 에 가깝다면, 모든 생물은 생물에서 생겨난다고 보는 생물속생설은 진화론에 가까울 겁니다. 과학은, 역시 실험이겠죠? 김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냉장고에서 고기를 두 덩어리 꺼냅니다. 한 덩어리는 접시 위에 두고, 한 덩어 리는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며칠이 지나면 접시 위에 있는 덩어리에 는 구더기가 생길 겁니다. 유리병에 있는 건 멀쩡할 테고요. 이거, 19세기 때 했 던 실험입니다.”
대충 감 잡으셨지요? 김 선생님, 영어도 잘하십니다. 초파리가 영어로 ‘Fruit Fly’ 라고 알려주시네요. 과일의 당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잘 발달돼 있답니다. 결론 들어갑니다. 크기가 5mm도 안 돼 잘 보이지도 않는 초파 리 한 마리가 과일 당분 냄새 를 맡습니다. 방충망을 뚫어서 라도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과 즙을 쭉쭉 빨아먹고, 알도 낳 습니다. 불과 7~8일이면 성충 이 된 녀석들이 다시 알을 낳 습니다. 집 안이 초파리떼로 넘쳐납니다. 바나나같이 실온에서 보관하는 과일에 는 이미 ‘신생아실’이 마련돼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운반 과정에서 충분히 ‘초파리 한 마리’가 날아들 수 있으니까요.
보너~스! 초파리 퇴치법입니다. 빈 페트병을 대충 반으로 자릅니다. 잘라낸 아 래쪽에 과일 껍질을 넣고, 윗부분을 거꾸로 끼워넣습니다. 한나절이면 집 안의 초파리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연답니다. 초파리의 ‘공간지각 능력’은 딱 곤충 수 준이어서, 들어가기는 하는데 나오지는 못한다네요. 김 선생님이 실생활에서 활 용하시는데, 효과 만점이랍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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